다수결의 원칙, 우리가 흔히 쓰는 원칙 중에 하나입니다. 국가의 대소사에서부터 점심 메뉴를 정하는 부분까지, 너무 쉽고,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원칙이다 보니, '민주주의'는 곧 '다수결의 원칙'이라고 '동기화' 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마 '윤리' 시간에 배웠던 내용 중에 철학자 플라톤이 민주주의를 '중우정치'라고 비판했다는 사실이 있었었습니다. '중우', '어리석은 다수'에 의한 정치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대중이 어리석을 경우, '다수결의 원칙'으로 인해 정치가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입니다. 그리고 플라톤은 철인 정치를 이야기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선'의 이데아, 즉 좋음, 착함의 이데아를 깨우친 철학자가 정치를 해야 한다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이 또한 현실적으로 본다면, 진정한 철학자는 또 어디에 있으며, 그렇기에 지극히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이 듭니다.
초등학교때, 다수결의 원칙을 처음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 배웠을 때, 제 기억에 다수결의 원칙은 항상 옳은 것이고, 이보다 더 나은 원칙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다수결의 원칙을 설명해 주시고, 또렷하게, 소수 의견 또한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기셨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사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기에, 그때는 "소수 의견을 존중하라."는 말은 그저 말 뿐인 원칙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하며, 시험에 주관식으로 나올까 봐 '소수 의견'이라는 단어를 그저 기계적으로 외웠습니다.
시간이 훌쩍 지나서, 어른이 되고 나니, '다수결의 원칙'이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지 서서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수에 의한, 다수만을 위한 것들이, 혹은 그로 인한 환경들만이 설정되어 간다면, 무엇이 선인지, 악인지에 대한 판단은 중요해지지 않고, 다수의 의사가 절대적인 '선'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재미있게 봤던 영화 중에 스타워즈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스타워즈 시리즈로도 할 이야기가 참 많지만, 은하 공화국, 의회가 어떻게 제국으로 변해, 펠퍼틴 의장이 다스 시디어스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습니다. 영화니까 저런 일이 벌어지겠지, 어린 마음에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런데살다 보니, 파시즘에 의해, 다수가 제동 없이 달리면, 그 끝이 결국 전체주의에 다다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웠습니다. 역사 속에서는 히틀러와 나치즘, 제2차 세계대전이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우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다수결의 원칙 외에도 소수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을 기억나게, 꼼꼼하게 잘 가르쳐주신 지난날의 선생님들께 또 감사드립니다.쉽지 않겠지만, 기억하면서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곧 있을 1박 2일 워크숍 일정은 14개월 아기 아빠인 저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누구도 제 상황을 묻지 않았네요. 이를 보면 또 소수 의견 논하기 전에, 서로 '괜찮은지'를 묻는 것부터 선행이 되는 '풍토' 또한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