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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여신 문제를 어떻게 할까

나의 해외영업 주간보고서 2 27화

by 사호 Mar 0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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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기억나는 풍경 중 하나가 '외상 없습니다.'라는 문구 적어놓은 가게들의 모습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물건을 사는 의점, 마트에서는 대부분 카드나 현금으로 즉시 결제를 고, 구입을 하고 있지만, 옛날에는 외상으로, 즉 우선 물건을 먼저 가져가고, 다음번에 물건 값을 갚는 일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중증외상센터의 그 외상이 아닙니다.)


국내 거래는 물론 수출을 하면서도 다양한 결제 조건들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외상과 비슷하게 여신을 주면서 하는 거래들도 많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티 업계에서 대부분 선입금 조건으로 수출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온라인 쇼핑과 마찬가지로 수출 대금을 송금 후에 선적이 이루어지는 조건입니다.


이전에 수출 대금 관련 수금하는 이슈를 기록한 글에서 언급해 드린 부분이 있지만, 해외 유명 리테일러들에 납품을 하기 위해서는 최대 120일간의 여신을 주어야 하는 일들이 생깁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포라, 코스트코 등 제가 경험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수출 대금 중 일부는 앞서 별도의 글을 통해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국과 중국에서는 업보증금이라는 명목으로 지급하지 않고 리테일러들이 유보해두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형 리테일러들과의 거래가 늘어나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지만, 여신이 길어지게 되면, 유동성에 당연히 문제가 발생합니다. 특히 수출 비중이 큰 브랜드사, 제조사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앞서 언급한 해외 유수의 리테일러들이 돈을 '떼어' 먹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큰, 그야말로 대형 리테일러들과의 거래를 기나긴 여신 때문에 진행하지 못하는 일은 '구더기 무서워 장못담근다.'라는 속담과 같을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중소 브랜드 혹은 제조사가 이러한 단계에 진입했다면,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여신 문제 해결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투자를 받아보십시오!"


투자받으실 준비를 하시거나 혹은 매각을 준비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대형 리테일러들과의 거래 사실 및 매출 볼륨 성장 가능성을 어필하여, 투자를 유치하시고, 브랜드를 높은 가격에 매각하셔서, 회사를 더욱 발전시키시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대표님 혹은 경영진이 투자자 개입으로 인해 경영 일선에서 영향력을 잃을 것을 우려하여, 투자를 받지 않거나, 기업 공개가 어려운 상황인 경우, 많은 주문에 대한 수출 대금 수금이 예정되어도, 유동성에 문제를 겪게 되는 상황을 몇 차례 보거나 듣고 아쉬워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경영진 분들의 자본이 더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일 텐데, 이 또한 어려운 결정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해당 리테일러들 사이에 총판과 같은 거래선을 끼워서, 그들로 하여금, 여신에 대한 위험 부담을 지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신 그 위험 부담을 지어줌과 리테일러 핸들링 업무를 대행해 주는 일정의 수수료를 제공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나긴 여신은 영진 분들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 해결 방안을 투자나, M&A 등과 같이 공격적으로 판단해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선진국처럼 설립자들이 세상을 떠나도, 기업은 오래도록 남아 후대의 사람들을 고용하며, 시대를 뛰어넘는 것처럼, 대표님들께서 세우신 회사도, 브랜드도 그 영속성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돌이 지난 우리 딸도 이제는 어린이 집에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보내고 몇 시간 뒤에 데리고 오는 간단한 것일 수 있으나, 남의 손에 맡긴다는 것이 짠해집니다. 어쩌면 우리가 키운 모든 것은 그것이 자식이든 기업이든, 자유롭게 놓아주어야 할 날은 반드시 올 것 같습니다. 그것이 섭리겠죠. 영원한 내 것은 원래 어디에도 없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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