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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호 Aug 02. 2024

한국제품, 얼마면 사실래요?

해영미로 27화

1. 500,000동 넘어가면 비싸다네요.


베트남에 출장 차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현지에서 만나보았던 한 거래선에서 현지 영업을 진행함에 있어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한국 화장품이 500,000동 이상이면 좀 비싸다고 생각해요." 베트남 동, VND는 천문학적인 숫자를 보여줍니다. 여기서 500,000동을 한국 원으로 환산하자면 한 가지 공식이 있는데, 해당 베트남 동 금액에서 '0'을 빼고, 나누기 2를 하면 됩니다. 즉 500,000동이면, 한국 돈 25,000원이 됩니다. 너그럽게 봐줘서 한국 화장품은 현지에서 한국 돈 30,000원이 넘지 않다면, 살만하다. 그보다 비싸면, 글쎄 다른 나라 제품 즉 유럽 제품을 살 것이다. 결국 베트남에서는 한국의 고가 제품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팔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2. 그렇게 먹을 것이 비싼 거에 비하면  스킨 한 병에 20불은 너무 싸요.


그렇다면 우리보다 생활 수준이 높은 나라는? 미국의 물가가 예사롭지 않다고 합니다. 다른 것은 다 비싸도 '먹는' 물가만은 높지 않다던 미국에서, 조금 고급진 레스토랑에서 식사했더니 팁 지불 금액까지 1,000달러 가까이 들었다는 이야기 등, '식대 괴담'이 흉흉합니다. 이런 현재의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을 사기에 합리적인 가격은 20불 초반에서 그 이하인 듯 보입니다. 그래서 아마존, 월마트 등에 입점하려면, 20불에서 최대 30불을 넘지 않는 제품을 현지에 제안하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식대, 비교적 품격 갖춘 식사에 1인당 200불 정도가 든다면, 그의 10분의 1 가격이 한국 화장품의 합리적인 가격이라니, 마음에 드는 착한 가격 또한 전 세계인들이 'K-beauty'에 열광하게 되는 필수 조건인 듯 보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한국에서 어느 정도 잘 먹는 식사를 하려면 13,000원은 줘야 하는데, 화장품 값이 1,300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인제 좀 이해가 되시렵니까?


3. 샤넬 립스틱 , 41 달러예요.


출장을 마치고, 베트남 출국 면세점을 들렀는데, 한국 사람인 것을 인식하고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말을 겁니다." 샤넬 립스틱은 41불이에요." 아, 샤넬은 샤넬이지, 샤넬이 20불이면, 그것은 샤넬이 아니죠. 모조품이겠죠?


결국 답은 브랜딩입니다. 오랜 기간 브랜드에서 일관된 메시지로 소통하며, 제품 속에 브랜드 철학을 담아 파는 것, 제품  안에 담긴 브랜드 철학과 브랜드 메시지, 이미지가, 제품 가격보다 더 '비싸야' 그 비싼 만큼의 가격 룸이 브랜드의 영업 이익으로 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면세점 적립금이 2,000,000원이 넘게 있어도, 샤넬 제품을 할인해 사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면세점에서 부가세 10%를 제해주는 것에도 감지덕지, 허겁지겁  아내의 화장품을 샀습니다. 샤넬처럼 면세점 적립금도 감히 훼손하지 못하는 가치를 지닌 그런 브랜드를 오늘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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