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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집사 Dec 12. 2024

뜨거운 한파 D + 103

20241212 동백과 진달래

* 1704일째 드로잉 : 보통의 가족. 18



- 꾸리가 종종 내 머리카락을 물어뜯는다. 세치가 많지 않은데... 인터넷에 찾아보니 애정표현이란다. 원숭이 이 잡아주는 거랑 같은 맥락이란다. 저 원형탈모 유발묘로부터 궁핍한 머리카락을 지키기 위해 요즘은 후드를 쓰고 잔다. 노이즈캔슬링도 되고 포근하기도 하고 이만한 게 없다.


- 일찍 잠을 깨 꿈틀거리고 있으니 꾸리가 눈치를 채고 일어나 목을 푼다. 개슴츠레 눈을 뜨고 올려다보니 같은 베개를 베고 누워 나를 주시하고 있다. 다리 사이에 자던 룽지는 급 허기가 지는지 총총거리며 밥을 먹고 왔다. 이불속이 너무 평화롭다. 일어났는데 일어나지 못하겠다. 10분만 더 찬스를 써야겠다.


- 12월 12일. 비통한 역사가 떠오르는 날이다. 45년 전으로 타임슬립한 나라가 부끄럽다. 그날의 지옥이 또다시 반복될지도 모른다. 기득 세력의 거짓 명분으로 국민들이 서로를 향해 총칼을 겨누는 사태가 또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 상처는 아프지만 더 곪고 썩기 전에 도려내어야 한다.


- 어제는 장을 보는 날이라 마트에 다녀왔다. 완전무장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찐빵이 될뻔했다. 경기가 어려워 그런지 식료품 물가도 제법 오르고 매장 안은 휑한 분위기였다. 무, 두부, 버섯, 찹쌀떡, 돼지고기 조금… 필요한 것들만 신속히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다들 동면에 들어간 걸까, 이제 사람들이 스마트폰 속에 모여 사는 거 같다.

 나를 비롯해서…


- 오늘의 할 일 : 아삭 달큰 무생채 만들기. 2판 2승 냥이들과 양치 씨름.


귤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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