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주 차
250414 비바람 불던 봄
+ 4월에 눈소식을 들었다. 이곳에도 비가 내려 다시 쌀쌀해졌다. 수면 잠옷을 걸치고 열무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끝나지 않은 동면처럼 잠이 쏟아졌다. 이러다 거짓말처럼 여름이 오겠지… 창 밖의 나무들은 일찌감치 녹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250415 산책유발 화창에너지
+ 비가 그치고 모처럼 화창한 날씨다. 산책을 세 번이나 나갔다 왔다. 짧디 짧은 봄이니 이렇게라도 뽕을 뽑아야겠다. 녹차 우리듯 두 번 세 번 우려먹어야지. 자꾸 쏘다닌 탓에 작업 속도가 나지 않는다. 여름이면 덥다고 게으름을 피우겠지. 만만한 계절을 핑계로 쉬엄쉬엄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 배에서 내리지만 않는다면 분명 어딘가 가 닿을 것이다.
250416 추웠다가 더웠다가
+ 사막 한가운데 사는 것처럼 일교차가 극단적인 양상을 보인다. 낮에는 화창해 이불 빨래를 하고 싶지만 아직 때가 아니다 싶다. 아침저녁으론 찬기운이 돌기 때문에 섣불리 봄이불을 꺼낼 수 없다. 이러다 금세 더워질 게 불 보듯 뻔하다. 유채 축제도 벚꽃 축제도 진작에 끝이 났지만 여전히 전기장판을 벗어날 수 없다.
250417 다시 비구름
+ 청소를 하고 분리수거를 하고 떡집에 가 떡을 찾은 뒤 장을 봐왔다. 비가 올 거 같아 노란 우비를 챙겨 입고 자전거를 타고 신속히 다녀왔다. 어제 본 영상에서 매일 아침 기도를 하는 사람에게 무슨 내용이냐고 물어보니 감사라고 했다. 아쉬울 때만 신을 찾는 내가 부끄러웠다. … 감사하고 살아야지.
250418 햇살
+ ‘시대예보:호명사회’의 저자 송길영 선생님께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라고 하셨다. 하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누가 보지 않아도 하고 있는 일. 빨래를 돌려놓고 오늘도 작업방에 출근해 미싱을 돌렸다. 깊은 산속 암자에 사는 노승처럼 있는 듯 없는 듯 단순하고 다정한 시간을 가졌다.
250419 오락가락 비
+ 꽃이 피기 시작하자 주말마다 비가 온다. 이건 분명 지구의 귀여운 복수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비몽사몽 글을 올린 탓에 영상이 잘못 첨부되어 버렸다는 걸 알았다. 점심이 지나서야 이웃 작가님께서 댓글을 주셔서 부랴부랴 수정을 했다. 부끄럽지만 자책하지 말아야지. 어릴 때부터 유난히 실수를 달고 사는 편이라 야단을 많이 들었다. 그 덕에 스스로를 다독이는 쪽으로 탁월한 능력이 발달했다. 이쯤 되니면 하루에 정해진 ‘실수 할당량’이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불킥을 유발하는 사건사고가 나를 닉킥의 고수 자리에 올려놓지 않을까 상상한다. 어떤 먼지든 씨앗을 품고 있을 거라고 믿고 싶다.
ps. 오타 실수는 하루에 10개 정도 배당되는 거 같다…
* 릴스로그 업로드되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reel/DIpcJ4Vyk2O/?igsh=Znk3ZTFjcHZjdXF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