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RAIT

2021년 8월 18일 수요일.

by 고귀한 먼지
지난 주말 산책하며 들른 문화비축기지. 미세먼지 없이 선명한 하늘에 하얀 구름이 멋있게 걸려있어 어딜 찍어도 작품이 되는 그런 날이었다. 아직 날씨는 덥지만 하늘은 이미 가을이다.


일단, 오늘부터 열심히 사는 거다. 어제가 어땠고, 내일이 어떨지는 중요하지 않다. 일단, 오늘이 가장 중요하다. 자려고 눈을 감을 때 최선을 다했다는 뿌듯함으로 미소 지을 수 있는 하루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몸의 감각으로 느낀다.

피부에 닿는 새벽바람, 높고 선명해지는 하늘, 사람이 없는 곳에서 잠시 마스크를 벗은 순간 맡은 공기의 냄새까지. 도저히 오지 않을 것 같던 것들도 결국에는 이렇게 다가온다. 그리고 곧 떠나가겠지.


그리운 이를 기다리듯 요즘에는 하늘을 자주 쳐다본다. 올 사람은 없지만 구름으로 빚은 멋진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답답한 현실 속에서 그나마 위안을 받는 순간이다.


이번 한주도 반이 지났네. 광복절 연휴의 영향으로 한 주가 금세 지나간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해야 할 일은 그대로인데 시간은 이렇게 자꾸 빠르게 사라지니 마음만 조급해지고 일은 더욱 손에 잡히질 않는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라 그런가?

암튼, 싱숭생숭하다.


8월이 지나면 9, 10, 11, 12월. 그러니까 남은 2021년은 4개월. 1년을 세 조각으로 나누었을 때 마지막 한 조각만 남는다. 4월까지는 뭘 열심히 해보겠다고 나름 치열했던 것 같은데 중간인 5, 6, 7, 8월은 중심을 못 잡고 꽤 흔들렸던 것 같다. 전주와 광주와 평창을 다녀오고, 폭염이 이어진 여름을 견뎌내느라 집중력이 떨어진 걸까? 물론 새로운 걸 시작하기도 하고, 최선을 다해보려 아등바등 한 적도 많은데 8월이 끝나가는 시점에 되돌아보니 많이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뭐, 그래도 아직 한 조각이 더 남았으니 우울해하진 말자.


일단, 오늘부터 열심히 사는 거다. 어제가 어땠고, 내일이 어떨지는 중요하지 않다. 일단, 오늘이 가장 중요하다. 자려고 눈을 감을 때 최선을 다했다는 뿌듯함으로 미소 지을 수 있는 하루. 최근에 이런 뿌듯함을 느끼지 못했기에 뭔가 부족하다는 찜찜한 감정을 지우지 못하는 거다. 매일 쓰는 다이어리를 봐도 알 수 있다. 하루에 해야 할 일들은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울 정도로 많지만, 자기 전에 무엇무엇을 했는지 확인해보면 손도 안 댄 것들이 대부분. 그러면 또 ‘내일부터 꼭 열심히 해야지’ 하고 쉽게 잠든다. 이렇게 미뤄온 인생이 자그마치 40년이다. 인생의 전반전을 이렇게 지냈으니 지금 내가 이 모양이지.


반성하자.

반성 다음에는 변해야지. 과거의 나와 작별을 해야지.

달라지는 거다.


이건 남들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신과의 약속이다.

약속을 지키는 것. 자신에게 떳떳해야 남 앞에서도 떳떳할 수 있다. 그리고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이래서 공자님은 나이 사십을 ‘불혹’이라 이르셨던 건가.

암튼,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도청.jpg 오늘 점심시간 산책을 하며 바라본 하늘 모습. 요즘엔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봐도봐도 멋있는 구름들이 꽤 많이 떠 있다.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