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위에서 나를 마주하다
#14 글을 쓰는 내 옆에는

#14 글을 쓰는 내 옆에는 언제나 커피가 있다

by 박동욱

글을 쓸 때,
나는 늘 커피 한 잔과 함께한다.
꼭 커피가 있어야만 펜이 움직이는 건 아니지만,
커피는 나의 글쓰기 열쇠 같은 존재다.

가급적이면 뷰가 좋은 카페를 찾는다.
창밖 풍경이 넓게 펼쳐져 있고,
혼자 조용히 앉을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은은한 커피 향이 가득한 곳.
그런 공간에 앉아 있으면
나도 모르게 손이 노트북 위를 서성인다.

물론,
그렇게 앉아 있다고 바로 글이 써지는 건 아니다.
커피는 향기롭고, 자리는 완벽한데
문장은 전혀 따라오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럴 땐
그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거나
유튜브에서 예능 하나를 틀어본다.
재미없는 듯한 영상 속,
문득 스쳐 지나가는 대사 하나,
단어 하나가 불씨처럼 내 안에 들어오는 순간이 있다.

그때서야
조금씩 글이 시작된다.
문장이 연결되고,
생각이 풀리고,
감정이 흘러나온다.

글이 써지는 순간은,
언제나 커피 향과 함께 도착한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하루의 루틴일지 몰라도
나에게 이 시간은
마음을 꺼내는 가장 조용하고 고요한 의식이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문장을 하나 얹고,
그렇게 나는 오늘도 나를 쓴다.



글은 머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때론 커피 향에서,

때론 창밖의 햇살에서 조용히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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