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댈루행성의 밍맹몽 #32
안녕, 반댈루
“삐~, 5개월 4일 8시간 12분 57초 남았습니다.”
반댈루 중앙광장에 있는 태양 소멸 시계가 남아 있는 운명의 시간을 알려줬다. 반댈루 태양은 수소를 거의 태워서 온도가 점점 내려가고 있었다. 반댈루의 아름다운 태양은 결국 적색거성이 되면서 사라질 운명이었다.
“…그래서 선조들은 반댈루 행성을 거대한 우주선으로 만들었습니다. 태양을 떠나 다른 태양을 찾아갈 수 있도록 말이죠. 하지만 행성을 옮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어떤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나 훔쳐 갈 수도 있고 말이에요. 그래서 우주선을 만든 우리 조상들은 아무나 쉽게 움직이지 못하도록 봉인 장치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 봉인을 풀 열쇠가 바로 밍맹몽이 찾아낸 비밀 열쇠 아홉 개입니다.”
은디요는 수많은 반댈루 행성 사람들 앞에서 비밀 열쇠의 역사와 진실을 발표했다. 뒤에는 밍맹몽이 우주복을 입을 채 당당하게 앉아 있었다.
“네, 그동안 너무 즐거웠습니다. 반댈루 행성에서 만났던 새로운 경험을 지구로 돌아가 꼭 전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밍이가 맹, 몽을 대신해서 대표로 감사 인사를 했다. 밍이의 모습은 반댈루TV를 통해서 행성 전체 마을로 생중계되었다. 물 없던 마을 몽말라이키지지, 중력이 없어 둥뚱 떠다녔던 둥둥떠이키지지, 아무것도 안들렸던 조용한 마을 안들리오키지지까지 전파를 타고 모두 방송됐다.
“으~, 드디어 이제 지구로 돌아가는 거야!”
밍맹몽은 타고 왔던 우주선에 다시 올랐다. 불시착하면서 생긴 고장은 반댈루 행성에서 모두 고쳐 놓았다, 게다가 없던 기능까지 추가해서 새로운 우주선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은디요, 하파나. 정말 고마웠어.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거야.”
지구 귀환 엘리베이터
“자~, 이제 지구로 돌아가 볼까?”
맹이가 우주선을 작동시키기 전에 손가락을 풀었다, 마치 뭔가 중요한 일을 하기 전에 몸을 풀고 기지개를 펴는 모습 같았다.
“어? 그런데 뭐가 좀 이상한데? 위치 추적 장치에서는 우리가 달 근처에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에이, 그럴 리가. 우리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밍이와 맹이는 서로 말을 주고받으면서 우주선을 점검했다.
“5, 4, 3, 2, 1, 일단 출발~!”
밍맹몽을 태운 우주선은 거대한 반댈루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지구에서 우주를 보냈을 때와 똑같은 느낌이었다.
“으아아아아~, 사람 살려~”
지구에서 출발했을 때와 똑같은 5G 중력가속도를 느꼈다. 하마터면 기절해 버릴지도 모를 정도로 순간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앗! 저건.”
몽이가 소리를 질렀다. 맨 처음 불시착해서 반댈루 행성에 도착했을 때와 똑같이 눈앞에는 환한 빛이 강하게 빛났다.
“승객 여러분들께서는 안전벨트를 꼭 매 주시기 바랍니다. 5분 뒤에 출발합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분명 사람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비슷하기는 하지만 기계로 만들어낸 목소리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여…, 여기가 어디지?”
맹이가 어리둥절해 하며 말을 꺼냈다.
“여기는 스페이스 엘리베이터 3호기입니다.”
엘리베이터라니 무슨 말인지 도무지 몰랐다. 정신을 차려보니 밍이와 몽이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창밖을 보니 커다란 푸른 별이 아주 가까이 보였다.
“어? 지…, 지구다!”
“어떻게 된 거지?”
밍맹몽은 서로 쳐다보며 소리쳤다.
“편안한 여행 되셨습니까? 현재 여러분이 계신 곳은 3만 6천km 우주기지입니다. 잠시 후에 지구로 출발하겠습니다. 다소 흔들릴 수 있으니 안전벨트를 다시 한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Part2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