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수입과 지출: 월별결산⟩
2024년 1년 동안, 5명이 모여 가계부를 쓰고 글을 적었습니다.
평균연령 28.8세의 건축사사무소 재직자, 기획자, 건축연구자, 대기업 재직자, 대학원생이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가계부를 돌아보는 결산 했습니다.
앞으로 매주 2명의 월별 결산을 공개하려고 합니다.
5명의 연봉도 다르고 소비도 달랐는데요.
5명뿐인데, 번만큼 쓰는 사람, 더 많이 번 사람, 더 많이 쓴 사람이 다 있었습니다.
글을 보여 드리기 앞서, 5명의 연간 수입과 지출을 그래프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A는 9월 퇴사 후 퇴직금을 수령하며 최고 수입을 기록하였다가, 퇴사 후 수입이 줄었다.
서울 거주 9년 차. 충청북도 청주에서 자랐다. 건축학을 전공했고, 5년제 대학을 7년 다녔다. 이상한 시도들 몇 개, 게으른 나날들 몇 년. 소규모 건축사사무소 2년 재직 후 퇴사했다. 동력이 꺼진 배에서 방향타를 돌려보고 있다. 성과주의, 부채감과 자주 부딪힌다. 화려함보다 친밀함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친절한 창작물에 마음이 간다. 글의 힘을 믿으며 개인사업자를 꿈꾼다. 노동의 방식과는 별개로 2인 가구가 되었다. 현실적인 이상주의자가 목표.
B는 비교적 일정한 수입을 벌었고, 번만큼 썼다.
컨설팅 및 기획 회사에서 5년 차 재직 중이다. 본가는 서울이고, 대학교 때부터 본가와 기숙사(현재는 자취방)를 왔다 갔다 하며 지낸다. 야근이 있을 땐 가까운 자취방으로, 별일 없을 땐 강아지가 있는 본가로 퇴근한다. 여행을 많이 다녀보고 싶고, 좋은 제품과 좋은 경험들을 알아가고 싶다. 그러다 보니, 저축에는 비교적 소홀하다. 버는 대로 쓴다. 벌고 쓴다기보단 쓰고 번다. 가격보다는 기호를 중심으로 소비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생각들을 적어 나가고 있다.
C는 7월에 퇴사하며, 8월부터 급격히 수입이 감소했다.
건축회사에서 퇴사하고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전문연구요원으로서 3년간 근무하였다. 건축 역사 연구에 흥미와 적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후, 해외 박사과정에 지원 중이다. 졸업 전 다녔던 연구실의 업무를 일부 맡게 되어, 좋은 환경에서 박사 진학 준비를 하고 있다. 그의 가장 큰 고민은 직장 다니면서 얻었던 자취방을 빼고 부모님이 계신 본가로 들어가는 일이다.
D는 쓴 것보다 많이 벌었고, 특정 시기에 크게 상여금을 받았다.
금융권(대기업) 재직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전형적인 직장인의 삶이 당연해지면서 무언가를 잃고 있다는 느낌과 다시 찾아야 한다는 조바심이 있었다. 경기 출퇴근러로 회사 생활에 보내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에 약 6시간의 자유시간이 남는데. 이 시간을 나답게, 의미 있게 써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약속도 많고 여행도 잦은 사람이 되었다.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이다.
E는 대학원에 다니면서, 이런저런 사이드잡을 하며 불규칙한 수입을 얻었다. 번 것보다 더 썼다.
건축회사에 3년 재직 후 퇴사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건축의 일은 한 프로젝트의 주기가 너무 길고 내가 더 노력해서 상황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느꼈다. 지금 나이에 결과물을 쌓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고, 당분간 인테리어와 가구 분야에서 작업을 쌓는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건축설계 3년 경력으로는 바로 할 일을 만들기 어려우니 대학원에 다니면서 차분히 하고 싶었다. 올해는 운이 좋아서, 창업지원사업과 지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알바도 하면서 지냈다.
위와 같이 가계부 데이터를 표와 그래프로 만들기도 했고, 월별로 돌아본 글에는 감정적인 글을 썼습니다..
앞으로 5명의 월별결산 중 일부를 연재하려고 합니다. 언제든 댓글과 메일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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