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마음들 2 - 혼잣말의 모양
프롤로그
말이 없는 것들이
때로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전하곤 합니다.
어느 날은 의자가 유별나게 삐걱거렸고,
어느 날은 책상이 낡아 보이다가,
어느 날은 펜이 낯설어졌으며,
어느 날은 냉장고 불빛이 유난히 따스했습니다.
돌아보면 그건
그저 사물의 모습이 아니라
그날 내 마음의 모양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사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우리는 거기서 감정을 찾고, 기억을 떠올리고,
어떤 날은 위로를 받습니다.
이 책은 그런 장면들을
짧은 시와 에세이로 엮은 기록입니다.
혹시 당신도
말하지 못한 마음 하나쯤
어디에 걸어두고 있다면—
이 조용한 이야기들이
그대 마음에 살짝 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