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9월 9일
오늘 우연히 어떤 책을 읽었다.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몰라서 고민하는 너에게'라는 제목의 책인데,
아버지가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친 딸에게 해주고 싶은 찐 조언을 담은 책이었다.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기 위한 팁으로
이 책에서는 한 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기분 좋았던 맥락'을 계속 나열해 보라
는 것이었는데, 이때, '동사' 형태로 그 활동들을 적어보라는 거다.
그래, 나도 한번 해볼까 해서
포스트잇에 하나씩 적어나갔다.
최소 50개를 적으라는 말에 적기 시작했는데,
35개 정도 적고 나니 더 이상 쓸 게 없었다.
이 정도만 할까 하고 책을 다시 읽는데,
저자가 다시 한번 최소 50개는 적으라는 거다.
그리고 덧붙이기론 분명 적다 보면 비슷한 것들이
반복될 거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며 그 맥락이 중요하므로 일단 적으라는 거다.
그렇게 50개를 꾸역꾸역(?) 채우다 보니,
알았다.
내가 지나치게 단순하게 적었다는 것을,,,ㅋ
책에서 나온 예시로는
'운동회의 기마전에서 승리할 작전을 짜는 것을 좋아했다'
처럼 아주 구체적인데,
내가 적은 건
'수영하기'
'카페에서 책 읽는 것'
'새로운 대화 해보는 것'
처럼 맥락 없이 단순 행동 위주로 적었음을 다 적고 나서 깨달았다...
근데 확실히 적다 보니,
이거 하난 발견했다.
나는 생각보다 사람들이랑 같이 어울려 있는 걸 좋아한다는 거다.
비슷한 종류대로 묶으니, 가장 많이 쌓인 종류는
'대화하기' '이야기하기' '사람들 앞에서 모임 인도하기' 등의
소셜 네트워킹적인 말이 많았다.
좀 의외였다.
왜냐하면 난 친구들 사이에서 SNS도 안 하기로 유명하고, 카톡 답도 늦기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스로 혼자 있으면서
생각정리하고 책 읽는 시간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좀 의외였다.
이런 활동들을 하고 난 뒤에,
엄마랑 점심을 먹으면서 물어봤다.
'엄마 내 장점은 뭐야?'
나는 당연히 엄마가
얘가 또 왜 이래 이럴 줄 알았는데
웬일로 엄마가 그런 말 없이 바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엄마 : '너는 성격이 좋아. 어딜 가나 관계를 잘 맺지'
나: '내가?'
엄마: '응 너 봐봐. 너 호주에 가서도 사람들이랑 잘 지냈고, 지금 수영하는데서도 사람들이랑 잘 지내잖아. 난 네가 한 번도 관계 때문에 힘들다고 한적을 못 봤어. 아 물론 처음 들어간 회사에선 힘들어했지. 거긴 사람들이 정말 이상했어 그거 빼곤 난 못 봤어'
나: '그른가...'
엄마 : '너 이거 되게 큰 장점이야. 뭘 하더라도 다 사람관계가 필요하잖아'
신기하게도, 내가 포스트잇에 스스로 적은 내용이랑,
엄마가 말해준 내용이 연결되었다.
나 은근히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는구나...
좀 더 자세한 맥락을 적어보면,
이 부분에 대해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의 칭찬일기를 써보자.
1. 오늘 내가 잘한 것은 포스트잇에 이런 활동을 해 본 거다. 보통 노트에 대충 적거나 하는데, 포스트잇에 적는 적극성을 발휘하다니. 평소답지 않았던 나 잘했다!!
2. 오늘 아르바이트하는데, 내 타임이 끝나서 옷 갈아입고 퇴근하려는데 손님이 몰린 걸 보고 뒷타임 친구 아주 조금 더 도와주고 왔다. 별건 아니었지만 고마워하는 반응을 보니 뭔가 좀 뿌듯했다. 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정내미 없이 휙 가버리지 않은 나 잘했다!!!
3. 오늘 엄마한테, 내 장점은 뭐야? 하고 물어본 거 잘했다. 평소라면 사실 어색하기도 하고, 엄마가 얘가 또 무슨 고민이 있나 생각할까 봐 이런 질문은 잘 안 던지는데, 오늘 던져본 나 잘했다. 엄마랑 종종 이런 류(?)의 이야기를 조금씩 던져봐야겠다. 안 하던 걸 오늘은 두 개나 했네. 엄마한테 진지한 질문 물어본 나 잘했다!!
이제 부산은 슬슬 가을이 오나 보다.
오늘은 날씨가 좀 추웠다.
밤에 선풍기 끄고 자야겠다.
그럼 오늘도 수고 많았고
꿀잠을 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