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일기 09. 무슨 일 하세요?

25년 9월 14일

by 정둘



엊그제 9월이 시작된 거 같았는데,

벌써 9월 중순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무소속인 채로 벌써 7개월째 살아가고 있다.

그 시간 동안 회사 지원서 하나 낸 적 없다.

이 배포는 도대체 어디서 난 걸까.


무소속인 채로 7개월 동안 살면서

가장 불편한 점은 그거다.

‘그래서 지금 무슨 일 하세요?’


(그러게요. 제가 무슨 일을 할까요…ㅎ)


저는요,

매일같이 책을 읽고요,

기억하고 싶은 내용은 글로 끄적이고요,

떠오르는 생각들도 정리하고,

칭찬일기라는 것도 쓰고 있어요.

운동으로는 수영도 하고 있고요,

러닝도 해요,

디자인 전공이었어서, 가끔 뭘 만들고 싶을 땐

포토샵으로 뭘 만들기도 해요.

이것저것 시도해 보면서 수익화를 내려고 시도도 해보고 있어요.

이렇게 말해도 될까?

아마 묻는 사람이 원했던 답은 아닐 거다.


그래서 준비한 말.

‘프리랜서로 준비 중이에요~’


다행히, 디자이너중엔 프리랜서가 많기 때문에

디자인 쪽에서 일을 했다 그러면

더 이상 코치코치 묻지 않는다.

대충 어떤 직업일지 짐작이 가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는 이런 적도 있었다.

지금 상태를 솔직하게 말해버린 거다.

‘저 지금 잠시 쉬고 있어요’

그러곤 돌아온 말은

‘그래요? 언제부터 쉰 거예요?’


당연하다.

궁금하겠지. 언제부터 쉬고 있는 건지,

왜 쉬고 있는 건지, 그 사연이 궁금하겠지.

나 같아도 궁금해했을 거다.


문제는 남들의 관심이 아니다.

문제는 이 질문을 대하는 내 생각과 태도다.

이 질문 앞에서 은근히 쭈그러드는 거. 이게 잘못된 거다.

왜 그럴까.

‘남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하고 남 눈치 보는 습관.

그래 이건 습관이다.


직장에 속해 있을 때는

내 안에서 올라오는 생각들을 오래 붙잡고 있을 수가 없다.

항상 나를 찾는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날 찾지 않는다.

그래서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내 속에서 올라오는 여러 가지 생각, 의심을 생생하게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괴롭기도 한데, 또 동시에, 이게 쌓이다 보면,

나라는 사람의 일종의 패턴(?)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어? 나 또 스스로 의심하네. 그래 이때쯤이면 한번 의심할 때 됐지.’

‘어? 나 또 위축되었네. 꼭 이 주제에 대해서 얘기 나오면 자신감 없어했었지’

‘어? 나 또 남 눈치 보네. 이 습관 또 나왔잖아?’


이렇게 나라는 사람의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는 건 이건 굉장히 큰 소득임에 분명하다.

단시간에 나라는 사람에 대해

더 깊고 더 날 것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오늘의 칭찬일기


1. 오늘 머리를 했다. 결과는 망했다.. 원래 가던 미용실 선생님이 출산이슈로 자리를 비우셔서, 어쩔 수 없이 다른 미용실을 갔다. 처음 가보는 미용실에 배팅을 한번 해봤는데, 음.. 내가 가져간 사진과 달랐다… 하지만 난 티를 낼 수 없었다…. (티 절대 못 낸다…) 아직 미용사로서 경력이 많이 없으신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서투른 느낌이 살짝 들긴 했다. 그래서 그런지,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단 한순간도 내 옆에서 떨어지지 않고 케어해 주셨다. 어시스트도 없이 혼자 다 하셨는데, 정성이 너무 느껴졌다. 그래서 리뷰이벤트를 하신다길래, 정성스레 리뷰를 남겼다. 뭔가 그 선생님을 응원하고 싶었다. 머리야 뭐.. 파마는 원래 첫날이 제일 이상한 거니까… 당분간 거울은 보지 말자… 거울 보면 웃기니까…..

오늘 내가 잘한 거.. 리뷰이벤트 잘 써준 나….. 칭찬해…. 그리고 거울보지 않은 나…. 칭찬해…..

2. 오늘 아침 첫끼로 달걀 2알을 먹었다. 탄수화물보다 단백질이나 지방을 아침 첫 끼로 먹는 게 좋단다. 그래야 당이 천천히 올라서 식욕폭발을 막을 수 있다는데.. 요즘 살이 좀 빠지고 있으니 스퍼트를 내봐야겠다. 아침 건강하게 챙겨 먹은 나 칭찬해! 호주에서 쪄서 온 살 3 킬로그램 남았다. 막판 스퍼트를 내보자!

3. 위트. 인생에선 위트가 중요한 거 같다. 심각한 일 투성이 속에서 위트의 힘은 얼마나 강력한가! 어떤 상황이든, 늘 위트를 잃지 말자고!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언제 저세상으로 갈지 모르는 인생. 진지함은 잃지 않되, 위트도 잃지 않으면서 튼튼하게 걸어가 보자고!라고 다짐한 나. 칭찬해!!


헤어스타일로 위트 있고 싶진 않았는데…..

뭐가 되었든 내 일상에

위트가 더해졌구나… 껄껄





그래도 서선생님은 용기있다 미용실에서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다니…. 역시 내 최애시트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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