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후기
지즉위진간(知則爲眞看) ‘알면 참모습이 보인다’ 혹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옛말입니다.
이 말의 유래는 지즉위진애(知則爲眞愛) 애즉위진간(愛則爲眞看) 간즉축지이비도축야(看則畜之而非徒畜也)에서 나왔습니다.
정리하면 ‘알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며,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저 모으는 것은 아니다’는 의미입니다.
저암(著菴) 유한준(兪漢雋) 선생이 쓴 석농화원(石農畵苑)이란 화첩의 발원문에 담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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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별로 들을 일 없는 말이지만 가끔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조상들의 지혜가 땅따먹기하다 우연히 나온 게 아니니까요.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모습을 보게 된다고 합니다. 당신이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사랑하는지 떠올리면 ‘지즉위진간’의 의미를 느낄 수 있겠지요.
오늘 주제는 ‘잘 아는 사람 중에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모두가 그런 사람을 떠올리며 글을 써 오셨죠. 사람들에게 전달이 잘 됐고 안 됐고는 나중 문제입니다. 전달이 잘 되면 어떻고 또 안 되면 어떻습니까.
누군가를 생각하며 그 사람을 참으로 사랑하고 있는 본인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면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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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범사에는 기한이 있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습니다. 즐거울 때가 사랑할 때가 있고 언젠가는 끝날 때도 있겠죠. 끝이 있다고 생각하면 사람은 현실을 좀 더 충실히 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글쓰기 모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젠가는 끝날 때가 있을 겁니다. 다만 아직은 아닙니다. 끝날 때까지는 좀 더 알아가려고 합니다. 알아가다 보면 참모습을 보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주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럼 또 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