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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탐색자 Sep 04. 2019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가 이끌어 갈 서울의 도시공간

에필로그: 이태원 골목길의 아우성 27

서울은 세계의 어떤 도시보다 아주 빠른 속도로 변화하였고, 지금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01년 서울을 떠나기 전 1990년대에도 서울에서는 이미 '느리게 살기'에 관한 책들이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듯하다. 이 빠른 변화는 서울의 후미진 골목길에서도 일어났다. 사람들로부터 외면받아 쇠퇴하던 강북의 오래되고 좁은 골목길의 낡은 주택이 어느새 SNS에 핫플레이스로 등장하고, 조용하던 골목길은 사람들로 붐볐다. 반면,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았던 강남불패신화의 압구정동은 바람이 불지 않아도 찾는 이 없는 한산한 거리가 되어버렸다. 

 

나의 찬란했던 20대를 함께한 압구정동의 골목길들의 쇠퇴를 바라보며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도시는 어차피 살아있는 유기체다. 도시의 공간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소멸되고 또 생성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우리 자신’이 있다. 도시는 우리 인간의 필요와 욕구에 의해 변화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새로운 도시현상 역시 마찬가지다.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가 이끌어 갈 서울의 도시 공간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밀레니얼은 기존 세대가 우려하는 바처럼 단지 자기 중심적이고 인내심이 부족하고 불평과 불만이 많은 세대만은 아니다. 그들은 기존의 어떤 세대보다 공익에 관심이 많다. 세계의 환경문제와 빈곤문제 등에 기꺼이 동참하며, 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세대다. 기존세대들의 소비만능주의와 물질만능주의의 폐해를 지적하고 미니멀리즘과 공유경제를 이야기하는 세대다. ‘소확행’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밀레니얼은 ‘에어비엔비(AirBnB)’와 ‘위워크(Wework), ‘우버(Uber)’, ‘집바이크(zip bike)’와 같은 우리 사회의 공유를 통한 새로운 경제활동을 창조해냈다.  

 

지금은 저성장의 시대다. 미국의 유명한 경제학자이자 하버드 대학의 교수인 마틴 와이츠먼(Martin Weizman)교수는 1980년대의 미국 경제의 스테그네이션(stagnation)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유경제의 개념을 처음으로 이야기하였다. 저성장시대의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가 살아 갈 서울의 미래의 모습 또한 자신의 소유를 남과 공유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선한 개발’이나 ‘참한 도시’와 같은 도덕적인 로망에 사로잡힌 이야기가 아니다. 나와 너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아닌, ‘우리’의 유익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 생태계의 법칙과 같다.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 욕심을 버리고 먹이 사술이 존재할 수 있도록 자제해야 한다. 어떤 한 개체가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면 모든 개체의 생존이 위협되기 때문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욕망의 어두운 그늘이 가져온 비참한 결과를 보지 않았는가?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가 이끌어 갈 공유도시 서울의 멋진 모습을 즐겁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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