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로나이 Oct 25. 2022

충만함을 기억하기

다정한 기자 언니가 전하는 평온함의 비결 3 

혹자는 그렇게 말할 것이다. "평온하다는 게 도대체 뭐야?" 그리고 평온함을 추구해본 적이 없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또 긴장과 불안 상태를 '삶이란 원래 그런 거잖아' 라며 기본값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내면 상태의 본래 기본값을 어떻게 설정해 놓느냐가, 삶을 지옥 혹은 천국으로 만드는 열쇠라는 걸 알아야 한다. 

현재 나의 내면 상태를 알고 싶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어 보라. 눈을 감아도 좋다. 이때 몇 분이나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을 하면서 감정 혹은 떠오르는 생각들을 파악해 보자. 머릿속을 가장 많이 채우고 있는 생각이 무엇인지, 감정은 어떤지, 한 가지를 꼽을 수 없을 만큼 온갖 생각들이 밀려올 수도 있고, 자꾸 해야 할 일이 떠올라 불안할 수도 있고, 핸드폰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급증하거나 급기야 일어나서 움직이지 않고서는 못 배길 수도 있다. 이는 자신의 내면 상태를 확인하는 일종의 실험일 뿐, 결과에 따라 섣부른 판단이나 자책이 이어질 필요는 없다. 그저 아, 지금 나는 꽤나 불안하구나, 불편하구나 혹은 비교적 괜찮구나, 안정적이구나... 알아주기만 하면 된다. 그 알아차림만으로도 이어지는 행동에는 변화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내면 상태가 온전히 평온하다는 건 어떤 뜻일까? 저마다 다르게 정의할 수 있겠지만, 나는 가만히 앉아 눈을 감았을 때, 그저 고요하게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편안하게 머물러 있을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살피고 돌보는 데 익숙하여, 내면에 감정의 찌꺼기가 남아있지 않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처럼 맑은 상태. 일상에서도 감정의 부침을 빠르게 알아차리고 '제자리'로 쉽게 돌아갈 수 있는 내면의 힘을 지닌 상태. 이때 마음의 제자리가 바로 내면 상태의 본래 기본값이다. 

마음도 근력과 같아서, 이상적 방향을 향해 훈련하고 각인을 시켜야 한다. 다시 말해 최상의 감정 상태를 기억하고 그 순간을 자주 떠올려야 한다는 이야기. 언젠가 명상을 하면서 '이렇게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기쁘다'는 충만함에 눈가가 촉촉해진 날을 잊을 수가 없다. 눈을 떴을 때, 미소가 절로 나고 그저 다 사랑스럽게 보이더라. 그 당시의 내 감정 상태는 내면의 기준으로 세팅, 꾸준한 수련의 동기가 되고 있다. 마치 한 번 생긴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처럼. 

 당신은 살면서 가장 행복감을 느꼈던 때가 언제인가? 그때 충만함의 정도는? 대부분이 기뻤던 때, 행복한 순간은 꼽을 수 있어도, 그 당시에 느꼈던 충만한 감정까지는 생각이 잘 안 날 수도 있다. 대체로 상황에 몰입할 뿐, 자신의 감정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내 감정을 들여다보기를. 그냥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면 된다. '내가 지금 참 충만하다고 느끼고 있구나' '기분이 좋을 때는 이런 느낌이구나' 한 번 확인하는 것만으로 각인이 될 것이다. 그 감정에 익숙해지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바라볼 때, 일상의 소소한 순간에서 충만함을 마주할 것이다. 그리고 알게 될 것이다. 그동안 알아주지 못했을 뿐, 원래 내 안에 충만함이 가득해 있었다는 걸.  

 

이전 08화 짜증이 날 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