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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나이 Oct 19. 2022

아침엔 샤워 명상

일상의 뷰티 루틴으로 나를 챙기는 구체적 방법 1

“너무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에게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는 명상은 사치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 ‘명상이란 이런 거구나’ 느껴보기 간편한 방법으로 ‘샤워 명상’을 제안하고자 한다. 누구의 일상이든 샤워 시간은 존재하니까. 

샤워 명상은 ‘설거지 명상’과 맥락을 같이 한다. 설거지 명상이란, 틱낫한 스님의 저서 <틱낫한 명상>(불광출판사) 중에서 발췌하자면, “설거지를 할 때에는 설거지만 해야 합니다. 설거지를 할 때에 자기가 설거지를 하고 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는 말이에요. (중략) 내 숨을 따라,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과 내 생각, 내 행동을 죄다 알아차림으로써 완전하게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거예요.” 즉 생각이 과거에 있거나 미래에 있지 않고, 온전히 현재에 머무는 ‘현존’을 연습하는 방법인 셈이다. 이리저리 원숭이처럼 날뛰는 생각과 감정들을 고요하게 다스리거나 혹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우리가 명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목적이기에.   

하루에 잠깐이라도 이렇게 ‘의식적 현존’의 시간을 갖는 것은 단단한 내면을 갖기 위한 마음 훈련이다. 마치 코어 근육 강화를 위해 프랭크 자세를 시도하는 것과 같다. 우리의 고통은 대체로 과거에 대한 미련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하기에, 언제나 주체적으로 의식을 현재로 가져올 수 있다면 삶이 한층 편안해지는 원리다. 하지만 의식의 주인이 되는 게 말처럼 간단한 일은 아니니, 오늘부터 샤워 명상을 통해 ‘현존’을 체득해보기를.        

설거지보다 샤워를 명상의 일환으로 삼기에 훨씬 더 적합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물의 감촉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내 피부에 닿는 물줄기의 온도와 수압에 집중하다 보면 설거지할 때와 차원이 다른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 물은 인간의 구성 요소로서, 우리가 온몸에 물을 적시는 행위 만으로 정서적 안정감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그 안정감이 너무나도 달콤한 나머지 샤워 시간이 길어져서 물 자원 낭비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저 단 1분이라도 그 순간의 자신의 온 감각에 집중하는 데 의미를 두자. 

두 번째는 향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흔히 향은 코로 맡는다고 생각하지만, 피부에도 후각 수용체가 있어 그야말로 온몸으로 향기를 느낄 수 있다. 향기로운 샤워 아이템을 고를 때 100% 자연 유래 성분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아무래도 우리의 피부와 감정은 본능적으로 인공적 향보다 자연의 향기에 더 강렬하게 반응하고 동화된다. 그래서 거품을 온몸에 바르는 동안 눈을 감고 후각에 집중하고 있노라면, 아로마 성분의 에너지를 더 생생하게 느낀다. 향에 따라 실제로 숲 속을 거니는 듯하고, 불현듯 기분이 좋아지거나 차분 해지며, 갑자기 활력이 샘솟는 듯한 경험들을 하게 된다. 그렇게 추구하는 분위기로 이끌어줄 향의 샤워 아이템을 구비해둘 것.    

상상만 해도 ‘샤워 명상’의 차이가 그려질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비몽사몽 마친 샤워, 혹은 온통 일 생각으로 골몰한 채 끝낸 샤워와는 차원이 다른 충만함. ‘샤워 명상’을 습관화해서 의식을 전환하는 삶의 기술을 익힌다면, 당신의 일상은 좀 더 활기로 채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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