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눈오리 Mar 27. 2024

주니어 기획자는 이렇게 일합니다

우선순위 선정하기



누누이 말하지만, 기획은 누구나한다.


그래서 기획자의 역량은 기획이 아니다. 요리사의 역량은 요리고 개발자의 역량은 개발인데, 기획자의 역량은 기획이 아니다.


정리다.


직무 이름 바꿔야 한다. 서비스 오거나이저로.


주니어가 업무하는 법


난 멀티가 싫다.


하나에 집중하기도 힘든 판에, 여러 개를 동시에 처리해라니.


벌써 출근하기 싫어진다.



기획자는 멀티플레이어다.


멀티란, 온갖 잡무를 동시다발적으로 처리하는 병렬식 업무 프로세스를 말한다.


쉽게 말해 쓰잘때기 없는 일이 밀물처럼 들어온다.


그래서 늘 우선순위를 짜야한다.


누가 시켰는가


직급 높은 사람의 오더부터 수행한다. 직급이란 회사의 내부 체제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클라이언트나 거래처 포함이다.


업무 순서는 이렇다.


나한테 돈 주는 사람 > 나보다 돈 많이 버는 사람


돈 주는 사람에는 대표나 사장님 혹은 클라이언트가 있을 수 있다.


돈 많이 버는 사람에는 팀장님이나 차장님, 부장님 등이 있겠다.


돈 주는 사람의 오더를 수행할 때는 무조건 돈 많이 버는 사람에게 공유해라.


그들은 '책임자 혹은 관리자'이기 때문에 당신보다 돈을 많이 받는 것이다. 그러니 보고를 함으로써 책임을 나누자.


역순은 안된다. 팀장님의 오더를 사장님께 보고할 필욘 없다. 그 순간 당신의 팀장님이 꽤나 곤란해질 수 있다.


 

얼마나 걸리는가


각 업무의 소요시간을 대충 파악한다. 아래 예시를 보자.


1) 클라이언트에게 이메일 문의

2) 차장님한테 기획 리뷰하기

3) 개발자한테 이슈사항 전달하기


주어진 업무가 이렇게 3개라면, 무엇이 가장 짧겠는가.


이메일 문의가 될 것이다. 그 다음이 이슈사항 전달, 그리고 기획 리뷰가 되겠다.



핑퐁이 있는가


위의 예시로, 차장님한테 기획 리뷰하기는 핑퐁이 없다.


같이 마주앉아 떠들다가 끝나는 일이다. 물론 피드백이있을 순 있으나 수정까지의 어느정도 텀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니까, 피이잉포오옹이다. 혹은 핑으로 끝날 수도 있다.


이메일 문의는 핑퐁이 있다. 내가 문의하면 시간을 두고 클라이언트에게 답변을 받아야한다.


이슈사항 전달하기는 개발자에게 처리결과에 대한 확인을 받아야 한다. 이 또한 핑퐁이 있지만 길다. 그래서 피잉포옹이다.


이제 이 모든 핑퐁들 사이에 업무를 테트리스처럼 끼워넣는다.



이메일을 먼저 보내고 이슈사항을 전달하고 자리로 돌아와, 이메일에 대한 답변이 와있는지 확인한다.


차장님께 리뷰를 하고 돌아와서 이슈사항에 대한 처리결과가 와있는지 확인한다.


이런 식으로 병렬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면 온갖 잡무도 금방 처리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의 구분


하지만 또다시, 일이 막히고 늘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럼 일의 성격을 구분하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

마냥 붙들고 있지 말라는거다.


가령, 클라이언트와 내용 협의하기가 업무였다면,


'전달하기' 정도는 내가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협상하기'는 내가 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협상하기를 해야한다면 세부적으로 구분하자.


의견 피력하기, 경청하기, 메모하기는 내 일이 될 수 있으나,


가격 책정하기, 납기일 정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혼자 확정짓지 마라. 다른 사람에게 영향이 갈 법한 일은 반드시 상부 보고 후, 답변을 기다리자.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던져놓은 후, 그 사이에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그러다보면 퐁하고 상부에서 지시가 내려올 것이다.



야근 없는 기획자


우선순위가 습관화되면 자체적 야근은 할 필요가 없다.


어려운 일과 쉬운 일의 우선순위마저 따지기 쉬워질 것이므로.


또다시 세분화를 해본다면, 우선순위가 모두 통과된 일 중에서는 어려운 일부터 진행한다.


시간이 오래걸리고 고민이 길어지는 일부터 펼친다.

 

그러다가 막히면, 그때 쉽고 단순한 일을 하자.


어려운 일은 백그라운드 앱처럼 대뇌 한 구석에 쳐박아놓고


생각없이 처리할 수 있는 작업을 쳐낸다.


다시 돌아왔을 때, 어려운 일이 어느정도 할만하다.


집중력에 강약중강약의 템포를 주자


어차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한시적이다.


인간은 8시간 내내 풀로 돌릴 수 있는 기계가 아니다.


몇시간만 지나도 급격한 피로감에 시달리며,


초콜릿과 과자를 입에 쳐넣고 살이 찐다고 괴로워하는 족속이다.


간식으로 살찌기 싫다면, 업무 강도를 요긴하게 배치해라.


강약중강약으로.


그래도 오후 3~4시 사이에 초콜릿은 참을 수 없겠지만.




이런 병렬식 업무 구성이 본인과 너무 잘 맞을 것 같은가?


그럼 어서오세요, 서비스 오거나이저 세계에.

이전 03화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하면 안되는 직업, 기획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