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네, 예, 예스.
아니, 아니요, 노라는 말보단 듣기 좋은 말인 건 확실하다.
남발하기 전까지는
우리 남편은 긍정의 화신이다.
내가 하는 말에 다 응이다.
거의 노라고 하는 적이 없다. 마치 무조건 반사 작용처럼 그냥 응이 머리에 자동탑재되어 있는 느낌이다.
"여보 쓰레기 버려줄래?"
"응"
"여보 나 이 옷 사도 돼?"
"응"
"이번 주에 엔진오일 좀 갈아줄래?"
"응"
그런데 응이라고 말하고 즉각 행동을 취하지 않거나 약속을 안 지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한 번은 티브이 보는 남편에게 물었다.
"여보, 나 사랑해?"
"응"
"진짜"
"응"
장난기 발동!
"여보, 나 안 사랑하지"
"응"
"뭐라고, 안 사랑한다고"
"응"
한동안 이 순간의 사건을 수습하느라 우리 남편은 애를 먹었다.
그 이후로 남편을 응서방이라 부른다.
남자는 아이건 어른이건 말할 때 눈을 바라보고 이야기해야 된다. 안 그러면 그냥 아주 건성건성. 우리 남편은 그냥 개그 영화 보듯 바라봐야 될지도.
남자들이여 지키지 못할 일에 응을 너무 남발하지 말자.
(그렇지 않은 남성분들께는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