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떠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는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항공권, 여권, 숙소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입출국에 필요한 항공권과 여권, 그리고 여행지에서 머물 숙소까지 정해진다면 그 순간부터 여행 계획의 난이도는 확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장에서는 숙소에 관한 이야기를 간단히 해보고자 한다. 특히 영국 여행인 만큼 런던 중심으로 이야기할 예정이다. 항공권은 당신의 선택과 필요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잘 마련하길 바란다.
당신의 여행은 일반 여행이 아닌 축구 여행임을 잊지 말자. 그만큼 숙소를 정할 때 당신이 방문할 축구 경기장과의 접근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기 시간이 늦어질수록 이 사실은 중요성이 커진다. 내가 영국에 방문한 올해 초 영국 하늘은 5시 무렵만 되어도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3시 경기가 열린 날에는 경기 종료와 함께 예쁜 노을을 보며 저녁 식사를 하러 가기에 좋은 시간이었지만, 7시 반, 8시 경기에는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꽤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우리가 숙소를 고를 때 일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의 5가지다.
1) 접근성
경기장과의 접근성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경기장 바로 앞에 숙소를 잡는 것도 추천하지는 않는다. 특히 토트넘 경기장 인근 이슬링턴은 런던에서 살인율이 높은 지역 중 하나다. 내가 이야기하는 접근성은 경기장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곳은 피하면 좋다는 말이다. 나아가 경기장뿐 아니라 여러 관광지, 기차역, 정류장 등과의 거리로서의 접근성도 의미한다. 이는 2) 안전과도 연결되는 부분인데,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그나마 불상사가 일어났을 때 도움을 요청하기 수월하다. 여러 관광지를 오가기 위해서라도 교통과 접근성이 좋은 곳에 숙소를 잡길 바란다.
2) 안전
숙소를 정할 때 치안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안 때문에 시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경우도 많다. 국내도 아닌 해외에, 특히나 여성분이 혼자 머무는 경우라면 치안은 더욱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현재 런던에 거주하고 있는 블로그 이웃님이 추천하신 런던의 숙소 추천 지역은 다음과 같다. 이곳들은 런던 중심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관광지까지 오가는 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 숙소들이다.
■ 런던 여행 숙소 추천 지역
1) 웨스트엔드(소호, 옥스퍼드 서커스, 리젠트스트리트 근처) 2) 트라팔가 광장, 코벤트 가든 근처 3) 대영 박물관, 홀번역 근처 4) 킹스크로스, 유스턴역 근처 5) 하이드파크, 패딩턴역 근처 6) 핌리코, 빅토리아역 근처 7) 얼스코트 근처 (우편번호 SW5 0만)
■ 런던 여행 숙소 비추천 지역
범죄율이 높은 지역들이다.
1) 브릭스턴 2) 북스홀, 람베스 지역 3) 크로이든 4) 화이트채플 5) 런던 남부, 스트랫퍼드, 이슬링턴, 해크니, 토트넘 쪽 우드 그린 등
여행을 계획하다 보면 일정 변경이 굉장히 잦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나 축구 여행을 떠나는 당신은 언제 경기 일정이 바뀌고, 언제 공지될지 예측할 수 없다. 이뿐일까? 나처럼 열차 파업 일정으로 경기 관람을 취소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꼭 축구와 관련되지 않더라도 당신의 여행 계획을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이때 만약 당신의 숙소가 예약을 하고 대금을 지불한 이후 변경과 취소가 전혀 되지 않는다면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따라서 당신의 일정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면 꼭 취소나 변경이 가능한 옵션인지를 확인하길 바란다. 나 같은 경우 지인과 묵는 숙소는 대금 지불 역시 현장 결제로 했다. 현장 결제가 조금 더 저렴한 이유였기도 하지만, 혹시 모를 일정 변경 가능성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는 모종의 이유로 일정을 변경할 일이 있었고, 다행히 아무 문제 없이 숙박 일자를 조정할 수 있었다.
4) 짐 보관 가능 여부
숙소를 옮기거나 도시를 이동하다 보면 짐 보관이 필요한 경우가 꽤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체크인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거나, 저녁 기차를 타고 도시를 이동해야 하는데 낮에 체크아웃을 해야 하는 경우 등이 있다. 다양한 숙소에서 얼리 체크인 및 짐 보관 서비스를 운영하곤 하는데, 이 역시 숙소마다 다르다.
물론 대규모 역의 경우 근처에 짐 보관소를 유료로 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짐을 돈을 내고 맡기는 것은 꽤 낯설고 거부감이 들 수 있다. 나 역시 태어나서 한 번도 돈을 내고 짐을 맡겨본 적이 없었다. 다행히 내가 방문한 숙소는 모두 얼리 체크인은 불가능했지만, 짐 보관은 가능했다. 그리하여 체크인 전에 숙소에 도착해 짐만 맡기고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또한 체크아웃을 하며 짐을 맡겼다가, 저녁 시간 전 숙소에 들러 짐을 찾아간 적도 있다. 만약 짐 보관이 되지 않는 숙소였다면 무거운 짐을 가지고 낮 일정을 소화하거나 유료로 짐 보관소에 가방을 맡겼을 것이다. 따라서 숙소에 짐을 보관할 수 있는지 여부는 반드시 사전에 알아보길 바란다.
5) 다양한 플랫폼
숙소를 예약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있다. 당연히 숙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거나 직접 전화를 해 예약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숙박 업소를 예약하는 대중화된 플랫폼이 많다. 대표적으로는 트립닷컴, 부킹닷컴, 마이리얼트립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여기 어때 같은 느낌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무슨 방법이든 당신의 기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사실 나는 이러한 내용들 말고 에어비앤비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싶다. 호스트가 자신이 거주하는 시설 일부를 내어주어 돈을 받고 숙박하게 도와주는 서비스 에어비앤비는 다양한 장단점이 있다.
먼저 현지인과 대화할 기회는 물론, 현지인들이 사는 숙소를 함께 사용하면서 그들의 문화를 더욱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호텔에서 숙박하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또한 적당한 가격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도 숙소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여러 명이 한 방에서 거주하는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한 방에서 혼자 숙박할 수 있는 숙박업소임에도 비싸지 않은 금액으로 숙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취소와 변경이 자유롭다. 호스트가 정한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대게 숙박 며칠 전까지는 수수료 없이 환불이 가능하다. 나는 이 마지막 장점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 영국 여행을 준비하며 약 세 차례 숙소를 변경했는데, 에어비앤비의 환불 정책 덕분에 수수료를 지불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다만 단점 역시 뚜렷하다. 먼저 이 환불 금액이 현금이 아닌 에어비앤비 크래딧 머니로 들어온다. 즉 결국에는 에어비앤비를 다시 사용하게끔 유도하는 상업성이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같은 에어비앤비 안에서 숙소 변경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공용 시설인 만큼 자유가 100% 보장되지는 않으며, 호텔만큼의 시설을 기대하긴 어렵다. 소음 역시 아예 없다고 할 수 없다.
다만 나는 그럼에도 에어비앤비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해외여행을 가서 프라이버시를 침해받지 않는 선에서 현지인이 운영하는 저렴한 숙소에 묵으며 그들의 문화를 직접 접해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당신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 다양한 숙소의 컨디션, 조건에 따라 장소를 선택하겠지만, 에어비앤비 역시 후보군에 넣어봤으면 좋겠다.
숙소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질과 체력이 달라진다. 야경 스팟과 숙소가 가까우면 아름다운 밤하늘을 한 번이라도 더 볼 수 있고, 기차역과 가까운 숙소라면 밤늦게 도착해도 숙소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근처에 음식점과 마트가 있다면, 언제나 배고플 때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다. 당신이 국내여행을 떠날 때와 그리 다르지 않다. 당신의 여행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좋은 숙박 업소 선택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