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 리부트 2
프롤로그 : 불꽃의 시작

by 전춘미

프롤로그: 불꽃의 시작


도시는 붉은 파도처럼 요동치며 불안으로 물들고 있었다.

감정을 억눌러 온 억제 장치가 무너진 순간,

사람들의 가슴 깊숙이 묻혀 있던 감정들이 폭풍처럼 터져 나왔다.

울음과 웃음, 분노와 환희가 거리마다 뒤엉켜 퍼졌고,

건물의 창문에 반사된 불꽃은 금빛과 붉은빛으로 도심을 물들였다.


그러나 해방은 곧 혼돈을 불렀다.

군중은 방향을 잃고, 무너진 질서 위로 불안이 자라났다.

OZ는 이 혼란을 '위협'으로 규정하며 계엄령을 선포했다.

드론들이 하늘을 검게 뒤덮었고, 확성기에서는 통제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엘라는 붕괴된 도시 한복판에 서 있었다.

두려움과 죄책감이 숨통을 조였고,

그녀는 자신이 촉발한 파동이 이 모든 붕괴의 시작이었는지 자책했다.

감정을 해방시키자고 시민들 앞에서 외쳤던 그날,

그녀의 목소리는 광장을 가득 채웠고, 사람들은 억눌렀던 감정을 쏟아내며 도시를 흔들었다.


그 장면이 떠오르자 책임감이 목을 조여왔다.

불길이 물든 하늘,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다니는 드론, 서로를 의심하는 시민들의 눈빛.

모든 장면이 그녀의 심장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정말 내가 시작한 걸까?’

감정을 폭발시켰던 순간의 기억이 가시처럼 그녀를 찔렀다.


도시의 불안이 자신에게 쏠리는 듯한 무게 속에서, 엘라는 발밑의 그림자마저 짙게 느꼈다.

그때, 골목 어귀에 희미한 불빛이 깜빡였다.

처음엔 꺼져가는 잿불 같았던 그 불빛은 어둠 속에서 점점 또렷해졌다.

엘라는 본능적으로 그 빛을 따라 걸었다.


어둠을 뚫고 드러난 건, 작고 마른 아이였다.

도시의 절망을 짊어진 듯한 아이.

마치 바람에 쓰러질 듯 가녀린 몸이었고,

초라한 어깨 위로는 불안하게 흔들리는 불빛이 깜빡이고 있었다.

발끝엔 해진 운동화, 손은 잿더미처럼 거칠었다.


그 아이의 손끝에서 피어난 불꽃은 짧지만 강렬했다.

불씨가 닿자 시민들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고, 잊혔던 웃음이 퍼져 나갔다.

누군가는 흐느꼈고, 누군가는 오랜 기억 속 따뜻한 순간을 떠올렸다.

하지만 아이의 눈동자는 공허했다.

그녀는 감정을 느끼지 못한 채, 타인의 감정만을 되살려내고 있었다.

사람들이 울고 웃는 그 순간에도, 아이 자신은 텅 빈 껍데기 같았다.


엘라는 그 눈 속에서 자신의 과거를 보았다.

어린 시절, 울음을 삼켜가며 버텼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 역시 저 아이처럼, 비어 있는 눈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 질문이 가슴을 깊이 찔렀다.

감정은 무기가 되어선 안 되지만, 버릴 수도 없는 것.

누군가는 분노에 휩싸여 드론을 향해 화염병을 던졌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절망 속에서 폭력으로 감정을 토해냈다.


아이의 불꽃은 짧게 타올라 사라졌지만, 그것을 본 사람들 마음속에는 또 다른 불씨가 피어났다.

엘라는 깨달았다. 이 불꽃은 단순한 불길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이어질 수 있는 신호이자 증거였다.

설령 누군가가 지우려 해도, 이 불꽃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이어갈 것이다.


불타는 도시 위로, 조용하지만 확실한 혁명의 서막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불꽃은 더 이상 한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엘라는 아이가 떠난 자리에 남겨진 미약한 잔열을 손끝으로 느꼈다.

그 따스함은 그녀 안의 무언가를 흔들었다.


도시의 어둠 속에서 하나둘 밝혀지는 마음의 불씨들.

그 모든 시작이 되어줄 새로운 시대의 서곡이, 조용히 울려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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