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 리부트 2.
제1장. 불타는 도시

by 전춘미

거리는 불길과 연기에 삼켜져 검붉게 뒤엉켜 있었다.

억제 장치가 무너진 순간, 감정은 마치 지하에서 솟구친 용암처럼 도시 곳곳으로 흘러내렸다.

사람들은 거리에서 울부짖고 웃음을 터뜨렸으며,

어떤 이는 무릎을 꿇고 과거의 상처를 토해내듯 흐느꼈다.

분노와 슬픔, 그리고 뜻밖의 웃음이 뒤섞여 도시의 공기를 찢었다.

감정의 파동은 곧 무질서로 번졌다.

도로는 차량으로 뒤엉켜 정체를 빚고, 상점의 창문은 산산조각 나 유리 파편이 쏟아졌다.

불길은 골목마다 번져나갔고, 간판과 전광판은 무너져 내리며 금속성 비명이 도시를 울렸다.

붉은 하늘과 검은 연기가 겹쳐진 풍경은 마치 거대한 괴물이 도시를 집어삼키는 듯했다.

누군가는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고, 또 다른 이는 바닥에 쓰러져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뇌며 울부짖었다.

OZ의 드론은 하늘을 순찰하며 검은 날개로 그림자를 드리웠다.

기계음은 금속이 갈라지는 듯한 날카로움으로 도시 전체를 뒤덮었다.

“현재부터 전 구역 계엄령이 선포된다. 모든 시민은 즉시 귀가하라. 감정 사용은 불법으로 규정된다.”


무표정한 음성이 도시를 울리자 시민들의 얼굴은 공포, 분노, 혼란, 절망으로 일그러졌다.

억눌린 감정을 다시 억제하라는 명령은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고, 폭발은 더 거세졌다.

돌을 던지는 이, 땅을 두드리며 울부짖는 이, 서로를 껴안고 절규하는 이들이 뒤섞였다.

감정의 파편은 파도처럼 번져 도시 전체를 휩쓸었다.

절규와 폭발음, 드론의 기계음이 한데 얽히며, 도시는 살아 있는 괴물의 심장처럼 고동쳤다.

엘라는 군중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녀 안의 불안은 도시의 불길과 뒤섞여 끓어오르고, 고조된 감정은 군중의 함성과 함께 진동했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사람들 속에서 걸음을 옮겼지만, 시선은 붕괴되어 가는 도시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불안정한 심장의 박동이 온몸을 뒤흔들었고,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식은땀은 차가운 감각만을 남겼다.

‘내가 불씨를 지핀 걸까?’

두려움과 죄책감이 그녀의 내면을 짓눌렀지만, 이 혼란이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억눌린 진실이 드러나는 증거라는 확신도 함께 피어올랐다.

감정은 자유를 향해 몸부림치고 있었고, 그 현장은 그녀의 눈앞에서 생생히 펼쳐지고 있었다.

그 순간, 겁먹은 아이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길모퉁이에서 울음을 억누르던 아이는 끝내 오열을 터뜨렸다.

주변의 어른들이 멈춰 섰지만, 누구도 다가가지 않았다.

드론의 붉은 불빛이 아이를 겨눴고, 차가운 기계의 눈이 그의 작은 몸을 포착했다.

엘라는 주저할 틈도 없이 몸을 날려 아이를 끌어안았다.

감정 수치가 폭발적으로 치솟자 그녀의 손끝에서 보이지 않는 파장이 퍼져나가 드론의 센서를 교란시켰다.

기계의 눈이 흔들리고, 붉은 불빛이 꺼졌다.

그 순간, 도시는 심장이 멎은 듯 고요에 잠겼다.

혼돈이 바람처럼 사라지고, 그 자리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사람들은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어린아이는 눈을 크게 뜨고 숨을 죽였으며, 노인은 떨리는 손을 모아 중얼거리듯 기도했다.

젊은이들은 서로의 눈빛을 마주하며 분노와 결의를 감추지 못했다.

소음 속에 스며든 침묵을 가르며 심장 소리가 울렸다.


그때 누군가 낮게 속삭였다.

“저 아이… 감정을 무기로 쓴 거야.”

속삭임은 곧 웅성거림으로 번지고, 파도처럼 도시를 뒤덮었다.

공포와 희망, 경악과 열망이 뒤섞인 시선이 엘라에게 쏟아졌다.

누군가는 뒷걸음질 쳤고, 또 다른 이는 떨리는 손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이는 이도 있었고, 입술을 깨문 채 분노를 삭이는 이도 있었다.


엘라는 숨을 고르며 그 시선을 마주했다.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명확하진 않았지만, 단 하나만은 확실했다.

도시의 이 혼돈은 이제 ‘혁명’의 시작으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하늘 위로 드론의 그림자가 다시 모여들었다.

그들의 날갯짓은 불길을 가르며 검은 먹구름처럼 뒤엉켰고, 어둠은 점점 도시를 삼켰다.

붉은 불빛들이 응집되어 먹구름 속을 물들였고, 그 안에서 번개처럼 경고등이 번쩍였다.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엘라는 아이를 품에 안은 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녀 안에서는 불안과 결의가 얽혀 하나의 날이 벼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은 다가올 전쟁을 예고하듯, 드론의 그림자 속에서 점점 더 뜨겁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불타는 도시 위로, 혁명의 서막은 이제 되돌릴 수 없이 열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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