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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성이라 불리는 도시 쿤밍

by 이프로

쿤밍은 참 매력적인 도시이다.

중국의 서남쪽 윈난 성의 성도인데 도시가 해발 1,900미터 고원에 있다.

남쪽이라 더워야 하는데 고도가 높으니 일 년 내내 기온이 온화하고 냉난방이 필요 없다.

우리 가족이 도착한 2018년 여름은 한국이 엄청난 무더위를 기록한 해였는데 도착한 날 밤 자다가 우리는 추워서 창문을 닫고 솜이불을 덮고 잤다.


그날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후로 내내 기후가 온화하고 공기도 깨끗해서 한국 생각을 하며 괜히 미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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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999.jpg?type=w1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던 아파트 단지


쿤밍은 또 꽃의 도시였다.

화훼 산업과 담배 산업이 쿤밍의 주요 돈벌이였는데 실제로 우리나라 꽃시장에 나와있는 꽃들이 쿤밍에서 수출한 물량이 상당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길에서 노점상이 꽃을 판다.

값도 엄청 싸서 꽃 인심이 후하다.

담배도 주력사업이라는데 그래서인지 쿤밍 사람들은 담배를 입에 물고 산다.

지독한 담배 냄새가 고약했지만 이곳 사람들은 개의치 않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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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2025.jpg?type=w1 고층 주상복합 단지와 저층 아파트 단지가 섞여있다


인구 8백만의 쿤밍은 또한 소수민족의 도시였는데 도시에는 한족들이 살지만 윈난 성에는 24개의 소수민족이 모여 살고 있다고 하고 실제로도 길에는 이족, 태족, 묘족, 바이족, 회족 등의 소수민족 식당과 업소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이들은 언어도 달라서 서로 통역을 두거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


쿤밍은 변방 중의 변방이었다.

남방의 소수민족 지역이 중국으로 편입되었고 남쪽에는 베트남과 라오스, 미얀마와 국경을 두고 있었는데 남쪽의 국경 도시이자 휴양도시인 시솽반나에 가보니 태족의 영역이고 분위기도 거의 태국이었다.


쿤밍은 또한 보이차와 차마고도의 도시인데 푸얼차라고도 하는 보이차는 쿤밍의 정체성과도 같은 것으로 그 옛날 몽골족에게는 비타민과 건강을 챙겨주는 귀한 차여서 말과 바꿔 먹었다고 한다.

그런 차를 서쪽 나라들과 교역하느라 생긴 차마고도는 해발 5천 미터 벼랑길을 이동하며 생긴 길인데 이와 관련한 여러 다큐멘터리가 새삼 쿤밍과 윈난 성 사람들에게 경외심을 갖게 한다.


우리도 쿤밍에 머무르면서 보이차를 여러 번 마시게 되었는데 차분하게 준비한 다기와 찻물로 정성스럽게 차를 대접하는 이들의 문화는 참으로 정갈하고 세련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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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2195.jpg?type=w1 분양한 지 얼마 안 된 새 아파트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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