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스탭구성

프로듀서

by 이프로

스탭 구성-프로듀서; 단편영화 스탭이 몇 명이나 된다고 이것저것 따지나. 더군다나 일 많고 신경 많이 써야 하는 프로듀서를 해준다는데 미주알고주알 따질 것 없다. 나랑 마음 잘 맞는 내 동기가 해준다면 더 말할 나위 없지.


단편영화를 만드는데 누군가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거나, 아니면 투자자가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대부분의 경우 감독이 제작비를 댄다. 자기 돈으로 자기 영화를 찍는 것이다.

그림 그리는 사람이 알아서 물감과 도화지를 사 오는 건데 이게 이상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과 다르게 영화를 제작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그리고 절대로 혼자서 못한다.


그래서 돈 관리와 제작 일정 등 제작 과정 전반을 담당해 줄 프로듀서가 필요하다.

한국뿐만 아니라 내가 공부한 미국에서도 이런 스탭 역할은 영화를 만드는 학생들끼리 서로 품앗이하듯이 돌아가면서 돕는다.

내 영화 찍을 때 프로듀서 해 준 친구가 영화를 찍을 때 나도 그 친구가 필요로 하는 스탭 역할을 맡는 식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다양한 스태프의 역할과 영화 제작 과정 전반을 배우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서로 품앗이라고는 하지만 스탭 구성은 아주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프로듀서는 아무리 중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프로듀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감독인 내가 연출을 하면서 프로듀서 역할까지 겸해야 하고

나머지 스탭 전체가 안정감을 잃고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런 중요한 역할을 내 동기가, 친한 친구가 와서 해준다고 했을 때 앞뒤 따져보지 않고

덥석 일을 맡긴다면 분명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

싫은 소리 못하는 내성적인 성격의 초보 감독은 프로듀서와 친한 친구사이이고

큰 일을 맡겼다는 미안함 때문에

이것저것 따지지 못하고 그냥 아쉬운 대로 쓰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다 영화 말아먹는다.


단편영화 프로듀서는 절대로 아무나 데려다가 앉혀 놓는 자리가 아니다.

그 일을 할 줄 알고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당연히 보수나 사례를 하지 않고 하는 품앗이라지만 그렇다고 사람은 선하고 호탈 하지만 일을 대충 하는 동기나

자기가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흐리멍덩 무책임하게 마무리 지어버리는

프로듀서와의 작업에서 영화가 제대로 나올 수가 없다.

보수가 없다고 일을 대강하는 프로듀서라면 다른 사람을 구해야 한다.

대강 하지는 않지만, 아니 잘해보려고 이런저런 노력은 해보지만 서툰 사람도 미안하지만 필요 없다.

프로듀서에게는 열정 말고 능력이 필요하다.


프로듀서는 단편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예산과 일정, 그리고 다른 스태프의 선정과 캐스팅에 관여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그런 역할을 생초보에게 맡기거나 약속한 시간에 늦잠 자느라 나오지 못하는 친구에게 맡길 수는 없다.

프로듀서는 내 영화를 솔직하게 평가하고 분석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단점을 지적하지 않고 내가 듣기 좋은 말만 하다가 자기 의견 없이 일 처리할 때마다

내 의견만 계속 묻느라 내 연출의 흐름을 깨뜨리는 프로듀서라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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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는 먼저 감독이 연출할 시나리오를 읽고 주어진 예산을 어떻게 분배해서 영화를 완성할지

프로듀서로써의 계획을 짜야한다.

감독이 꼭 찍고 싶어 하는 쇼트를 찍기 위해서 어떤 촬영감독이 필요한지,

부족한 예산 때문에 생략하거나 다른 씬과 합치는 게 나은 씬은 어디인지를 명확하게 짚어낼 줄 알아야 한다.

감독이 예술에 집중하느라 제작의 균형 감각을 신경 쓰지 못할 때

프로듀서는 영화의 완성이라는 중요한 목표를 절대 잊고 있으면 안 된다.


연출을 맡은 감독은 제작비를 책임지므로 예산을 집행하는 프로듀서와 당연히 잦은 마찰이 있을 것이다.

그런 감독을 설득하고 때로는 고집 피우면서 영화가 완성되게 해야 한다.

감독이 쑥스러워하는 촬영감독과 편집자를 부드럽게 이어줘야 하고

촬영 막바지에 예민해져서 여러 번 연기를 반복시켰다고 삐친 배우를 감독 몰래 위로해 주는 프로듀서여야 한다.

어떤 단편 영화도 감독이 하고 싶은 걸 다 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예산이, 일정이, 배우가, 스탭이 감독의 연출 방향을 수정할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만들게 된다.


그럴 때 프로듀서는 판단해야 한다.

프로듀서의 최종 목표는 영화의 완성과 배급이다.

감독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쇼트지만 지나치게 큰 비중의 예산이나 시간이 소요된다면

감독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다른 선택지를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

영화 프로덕션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선택지를 만들어 와서 감독과 다른 스탭이 선택할 수 있도록 객관식 문제로 만들어 올 수 있어야 한다.

프로듀서 선에서 문제를 해결하면 가장 좋겠지만

제작비를 끌어온 감독 역시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의 역할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의견을 묻고 최종적으로 영화가 완성되는 방향으로 일정과 비용을 사용하도록 작업을 이끌어야 한다.


단편영화감독은 아마도 연출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 감독일 확률이 높다.

촬영에 임하는 감독은 자신감보다는 불안감이 넘치고 있을지 모르고

연출에 집중하고 있을 때 들리는 여러 가지 프로덕션 문제점들은 감독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을 것이다.

바로 이때가 유능한 프로듀서의 역할이 필요한 순간이다.

실제로 그렇든, 그렇지 않든

프로듀서는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감독은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

그가 쓴 시나리오, 그가 연출하려는 오늘의 씬이

얼마나 중요하고 큰 의미인지를 깨닫게 하고

그가 펼치려는 연출을 위해 왜 나머지 스태프들이 의심 없이 전폭적인 지지를 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연출을 신뢰하지 않는 촬영장의 분위기를 일소하고

프로듀서는 뒤로 빠지고 감독이 전지전능한 리더로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렇게 감독의 자신감을 살리고 스태프들을 믿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어느덧 내심 불안했던 감독은 정말로 자신감이 넘치는 당당한 연출자의 모습으로 촬영에 임할 것이다.


프로듀서는 영화의 여러 포지션 중에서 가장 먼저 선정해야 할 자리이다.

프로듀서가 나머지 다른 스탭을 알아보거나 선임하고

캐스팅과 로케이션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촬영 작업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듀서는 인맥이 풍부하고 대인관계가 좋으면서 넉살이 좋아서 어려운 부탁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성격이 잘 어울린다.

프로듀서 한 명이 이 많은 역할을 다 감당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제작부원이나 라인프로듀서를 추가로 선정하여

제작 전반에 대한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 좋다.


프로듀서는 온갖 책망을 다 들으며 영화가 잘되었을 때

정작 그 찬사는 감독이 독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게 어려워질 수도 있는 한 편의 영화를 프로듀서의 기지와 지혜로

완성되게 만들었다면 그 경험과 자신감은 어떤 영화 작업도 두렵지 않게 할 것이다.

좋은 프로듀서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 것이다.


영화마다 다루는 주제마다 특성을 감안하다 보면 필요한 스탭을 다 열거할 수는 없으나

스태프의 숫자는 적정 규모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20분짜리 단편영화 한 편 찍는데 스탭을 30여 명씩 데리고 다니는 팀들을 본다.

망하는 길이다. 20명도 많다.

초보 감독들은 필요한 수보다 많은 수의 스탭을 확보하는 경향이 있는데

스탭이 많으면 제작비가 늘어나고 프로덕션의 움직임이 둔해진다.

기동성을 살리고 꼭 필요한 인원만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단편 영화가 갖고 있는 간결함과 기민함을 살리는 프로덕션을 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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