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눈물과 '관감당'의 하사

by 꿈 꾸는 철이

3. 왕의 눈물과 '관감당'의 하사


궁으로 돌아온 승지는 인조 앞에서 자신이 본 광경을 낱낱이 보고했다.


"전하, 이 정승께서는 빗물이 쏟아지는 방 안에서 삿갓을 쓰고 글을 읽고 계셨나이다. 그가 가진 것은 낡은 책 몇 권과 다 떨어진 돗자리뿐이었사옵니다. 조선의 정승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백성의 모습이었나이다."


인조는 승지의 보고를 듣고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일국의 영의정을 여섯 번이나 지낸 이가 어찌 그토록 가난하단 말이냐! 그것은 과인의 수치이자 조정의 부끄러움이다. 당장 목수를 보내 집을 새로 지어드려라!"


이원익은 "늙은 몸에 과한 상"이라며 세 번이나 사양했으나, 인조는 ”백성들이 오리 대감의 집을 짓는다고 하면 기뻐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후세의 사람들이 그대의 청렴함을 본받아야 한다"며 강권했다. 결국 집이 완성되자 인조는 친히 '관감당(觀感堂)'이라는 현판을 내려 보냈다.


"그의 청렴함을 보고(觀), 마음으로 느끼라(感)."


이원익은 새 집의 마루에 앉아 현판을 바라보며 자식들에게 유언 같은 말을 남겼다.


"이 집은 내 공적을 자랑하는 곳이 아니다. 훗날 관리들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할 때, 이곳에 와서 내 삿갓을 떠올리며 부끄러움을 배우라는 뜻이다. 너희는 절대로 이 집을 권세의 상징으로 삼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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