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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리 Oct 24. 2021

좀비 아기

여섯 번째 창작 동화



좀비 아기가 살고 있었어요.


겉모습: 귀여운 아기의 모습
속 모습: 좀비!


난 엄마를 먹을 거야!
아기가 생각했어요.


그런데 너무나도 목이 말랐던 아기는 엄마를 잡아먹을 힘이 없었어요.

'목을 좀 축인 후에 엄마를 먹을 거야!' 아기가 생각했어요.



젖을 배불리 먹은 아기는 욕조로 들어갔어요.

따듯한 물과 부드러운 엄마의 손길에 아기는 기분이 좋았어요.

'목욕이 끝나고 나면 엄마를 먹을 거야.'



배가 부르고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한 아기는 잠이 쏟아졌어요.

엄마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장가를 불러줬어요.

'잠을 잔 후에 엄마를 먹을 거야!' 아기는 스르륵 잠이 들었어요.



잠에서 깬 아기는 목청 크게 엄마를 불렀어요.

응애! 응애!



엄마가 아기를 안아 들고 볼을 쓰다듬었어요.

아기는 엄마의 손가락을 붙잡고 입 안으로 넣었어요.


"간지러워, 아기야." 엄마가 웃었어요.

'이가 나면 엄마를 먹고 말 거야!' 아기가 다짐했어요.



첫 니가 올라온 아기는 엄마를 향해 엉금엉금 기어갔어요.

그런데 아기가 엄마에게 다가갈수록 엄마는 계속해서 멀어져 갔어요.

엄마는 뒷걸음질을 치며 말했어요, "옳지, 조금만 더 기어보자."

'걸음마를 시작하면 엄마를 먹을 거야.'



아기는 드디어 첫 발걸음을 내밀었어요.

아기의 입 안에는 튼튼한 이가 자라 있었어요.

"엄마한테 와, 아기야." 엄마가 아기를 향해 두 팔을 벌렸어요.

'드디어 엄마를 먹을 수 있어.' 아기는 첫 발을 내딛었어요.



아기가 중심을 잃고 엉덩방아를 찧었어요.

아기는 잔뜩 겁을 먹고 울기 시작했어요.

엄마가 아기를 꼭 껴안았어요.



"엄마가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엄마가 속삭였어요.



아기는 엄마의 품 속에서 울음을 그쳤어요.

엄마의 입가에 걸린 미소는 햇살보다 크고 따뜻했어요.

엄마와 함께하니 더 이상 넘어지는 게 두렵지 않았어요.

아기는 엄마를 꼭 껴안고 생각했어요.


'엄마가 내 곁을 떠나면 엄마를 먹을 거야.'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야.




글•사진. 리아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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