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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써 봄 Apr 04. 2024

쌍둥이는 옷이 많다.

삼 형제라 좋은 점

계절이 바뀔 때 엄마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옷 정리다. 

철 지난 옷을 개어 손 닿지 않는 곳으로 올려놓고, 새로운 계절의 옷을 꺼내는 시간. 

비염인들에게 가장 힘든 시간이라는 옷 바뀜의 계절.

 

특히 겨울에서 봄이 왔을 때는 대대적인 이동이 들어간다.

세탁비가 많이 올라서 5명 패딩을 세탁하려면 허리가 휘는데, 건조기를 사서 얼마나 다행인지.. 


커다랗고 검은 롱패딩들을 하나씩 세탁기에 넣어, 다운 세제를 넣고 팍팍 돌린 다음 건조기의 오리털 코스로 2번 말리고, 패딩 살리는 코스까지 해주면 세탁 끝이다.

겨울의 무거웠던 마음도 세탁기에 한꺼번에 돌려놓고 화사한 봄을 맞이한다. 


3년 전부터 약을 복용한 첫째는 식욕 부진으로 성장이 더디다. 아직도 겨우  30킬로그램 남짓인 아이라, 옷 사이즈도 더디게 커지는 아이. 

최대한의 노력을 하는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작년 입던 옷을 꺼내어 입혀 볼 때, 아직도 헐렁함이 남아있으면 마음이 쿵 하고 내려간다. 


각자 옷도 있지만, 공유하는 옷도 있으며, 물려 입는 옷도 있는 쌍둥이들은 옷이 많다. 

우리 가족 중 둘의 옷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봄 옷을 꺼내어 정리해 둔 것을 보고 첫째가 말한다. 

"엄마 내 옷장은 왜 이리 비어있어?"

"둘이니까 그렇지, 네가 물려준 것도 있고" 

"그래도 너무 차이 나는 거 아냐?"


그렇게 보니 휑하니 비어있는 첫째의 옷장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 

이번 주말엔 아이들 옷을 사러 가야겠다.

첫째 옷은 한벌 더 사줘야지.  


동성이라 돈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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