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 써 봄 Apr 18. 2024

공부가 그렇게 싫으냐?

우리 집 개그맨을 뽑으라면 단연 막내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뭘 하든 웃겼던 아이다. 막내는 사랑이라지만 맨날 구박만 받는 막내. 욕심도 많고 불평불만도 많은 아이라서 자주 혼나지만 가끔 하는 짓(?)들이 소위 골 때리는 것들이 많아 웃음을 주는 아이이다. 


그는 공부를 싫어한다. 매우 싫어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절대... 티 내지 않는다. 세상모범생으로 지내는 우리 막내... 하지만 집에 오면 공부하기 싫다며 울음을 터트린다. 


막내의 특기는 말로 공격하기다. "계모! 새엄마! 나쁜 엄마! 나를 괴롭히려고 낳았지? 엄마는 맨날 공부 공부 공부! 나보다 더 공부를 사랑하지?" 

온갖 별 쓸데없는 소리를 다 늘어놓은 끝에는 대성통곡을 하고 흐느끼다. 결국에는 모든 문제를 다 풀고 끝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울 시간에 풀면 더 빨리 끝날 것 같다고 해도 들리지 않는 그... 


집에서는 형아들을 잡아먹을 것처럼 공격하면서도 학교 입학해서 여자 친구에게 맞고 와놓고 괜찮다며 쿨한 척하는 아이. 강아지 보면 얼음이 되어 한걸음도 떼는 아이.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 안아줘'를 말하는 아이.


기가 세지만 그만큼 여린 마음을 가진 아이가 운명같이 쌍둥이로 태어나 하고 싶은 것을 많이 못하고 살았다.

그래도 우리 막내가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점은 '엄마는 나를 제일 사랑한다'는 점이다. 

형아들 몰래 엄마와의 비밀이 있다며 희희낙락하면서 눈을 찡긋 하는 우리 막내.

엄마에게도 비밀이 있다는 것은 평생 몰랐으면 좋겠다.



그거 다른 애들한테도 다 똑같이 말했어..  

이전 13화 박물관은 각성하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