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측정기는 넣어둬.
"목청이 좋으시네요."
예전부터 자주 듣던 이야기다. 나는 목소리도 크고, 목청도 좋은 편이다.
얼마 전 초등 5학년 수업을 갔다. 무선 마이크 하나가 잘 작동되지 않아. 일단 내가 마이크를 뺐다.
무선 마이크는 나와 익숙하지 않다.
경력단절이 10여 년인 데도 유지되는 목소리의 비결은 아마도... 저절로 개발시켜주는 그들 때문이 아닐까?
서늘한 바람이 스치는 요즘 베란다 창을 넘어 내 목소리는 밖을 향하고 있을 것이다.
"일. 어. 나"
웬만한 소리에는 꿈쩍도 안 하는 두 녀석들 덕분에 아침마다 샤우팅이 넘쳐나는 우리 집.
"지금 당장 일어나라고!"
꽥 소리를 질렀더니 큰애가 싱글벙글하며
휴대폰을 내 앞에 내민다.
"엄마!!! 소음도가 엄청 올라갔어?"
소음 측정기를 깔아 엄마 목소리의 소음도를 측정하고 있는 아이를 보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며 밝은 웃음을 짓는 아이의 모습에 속이 터진다.
결국 학교 선생님한테까지 전화를 받기까지 한 그날은 화가 폭발했다.
"내일부터 깨울 때 안 일어나기만 해!"
인생은 모 아니면 도이던가..
아침도 거부하고 눈뜨자마자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시간이 남았단다.
왠지 약 올리는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이겠지.
지각없이 보내기 성공!
삼 형제 엄마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