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 써 봄 Sep 26. 2024

누구를 더 사랑해?

열손가락 깨물어야 알 수 있나요?

"엄마는 누구를 더 사랑해?"

"다 똑같이 사랑하지."

"엄마한테는 방이 세 개가 있어. 그 방 크기는 다 똑같아."


매일매일 투닥이는 녀석들은 늘 서운한 기색들이다.

"엄마는 형아를 더 사랑하지!"

아무래도 세 살이 더 많은 큰애 위주로 돌아가는 생활과, 형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불만. 그것들이 2학년에게는 사랑의 경중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새다.


 세녀석이 다 달려들어 엄마는 내 거라고 나를 제일 사랑한다고 우길 때 남편까지 합세하면 대환장파티가 열린다. 어쩌다 네 남자 사이에 끼게 되었는지. 이걸 행복한 고민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똑같은 사랑을 나누어 주지만 아이들이 받고 싶어 하는 사랑은 내가 주는 사랑과 조금 다를 것이다. 같은 사랑을 주고 있는 건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골고루 나눠주고 있다고 하지만, 서운하고 부족한 아이는 늘 있겠지.


오늘도 집에 돌아왔을 때 잘 다녀왔냐 물으며 품에 안고 뽀뽀를 날린다. 먹고 싶어 하는 치킨 한 마리와 콜라 한잔을 내어주며 사랑한다고 말해준다. 엄마아들로 태어나 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세상 태어나 제일 잘한 일은 너를 낳은 거라고 품에 안고 이야기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표현을 하고, 아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들을 한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꼭 깨물어야 알 수 있겠는가. 그냥  바라만 보아도 아까운 녀석들인 것을.


눈에 보이는 사랑이 중요한 아이들이니 똑같이 나누어 간식을 준비해 준다.

"자기 칸의 포도만 먹어야 해."



방심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다.

결국 티브이 보느라 넋 놓고 있던 막내는 텅 빈 접시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

"누가 내 포도까지 먹었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