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애는 본능이 맞나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by 마음 써 봄

모성애(母性愛)라는 단어가 있다.

어머니가 자식에게 보이는 강렬하고 본능적인 사랑과 보호의 감정(출처 뤼튼)이라는 단어. 한마디로 엄마가 아이를 본능적으로 사랑한다는 건데 본능적으로 라는 곡의 가사를 한번 살펴보자


본능적으로 느껴졌어 넌 나의 사람이 된다는 걸

처음 널 바라봤던 순간 찰나의 전율을 잊지 못해

좋은 사람인진 모르겠어 미친 듯이 막 끌릴 뿐야

섣부른 판단일지라도 왠지 사랑일 것만 같아

(출처: 곡-본능적으로)



물론 이 곡은 남녀 간의 사랑을 이야기하기에 우리의 모성과는 조금 차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본능이라는 것에는 같은 결을 하니 비슷한 감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미친 듯이 끌린다는데 그런 느낌이 없었다.


엄마가 되었다. 한 번쯤은 모성애가 있나? 자신을 의심하게 된 순간들이 누구에게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고,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아이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는데 나는 안 그럴 거 같은 기분. 내 몸이 소중하고, 아플 것 같고, 죽는 게 무서운 사람인데 물에 빠지면 나부터 나오려고 하지 않을까? 극한 상황에 가보지 않았지만 아직은 자신이 없다.


세 아이 모두 모유수유를 해서 키웠다. 하나 모유 수유를 하는 순간 우울감이 마구 밀려왔다. 남들은 행복하다는 그 순간 신생아를 키우는 엄마로 우울감이 밀려오는데 '엄마자격이 없는 것일까'현타가 와서 우울증 상담을 심각하게 고민해 보기도 하였다.


모든 것을 참고 견디고 아이를 사랑으로 품어준다는 모성애가 나는 왜 없는 걸까? 생각해 보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아이의 생존을 위한 강력한 본능적 메커니즘이 아닐까 한다.

절절한 모성애는 없지만 잠결에 아이의 작은 울음에도 벌떡 일어나지고, 뒤척이는 아이소리에도 깨며, 잠은 저절로 줄어들고, 두 아이를 번쩍 들고도 다닐 수 있는 파워가 생겼으니 말이다.


조리원에서 나온 첫날밤 밤새도록 울고 2시간마다 수유하며 '이러다 죽겠는데' 생각했던 모습.

하지만 살아남아 출산을 계획하고 뜻밖의 쌍둥이를 얻어 극한의 임신 생활을 하면서도 행복.. 하지는 않았지만 만삭 때 앉아있을 수가 없어 누워 생활하며 버텼던 시간. 그게 모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성에 대한 생각을 깊이 계기는 12년 전 신혼 때 에어컨 없이 여름을 보낸 적이 있었다. 더위를 많이 타는 남편이 죽을까 봐(?) 몇 달간 자다가 깨서 선풍기 각도를 조절해 주며 '이게 모성인가?'라는 생각이 처음이었다.


12년간 아이들 곁에서 잠을 설치다. 얼마 전 분리수면을 하게 되었는데 남편의 수면 무호흡이 길어지면 또 깨어 관찰하는 나를 본다. 스치는 바람소리가 아이 울음소리보다 잘 들린다는 남자라는 존재. 남편도 "엄마가 여자인 이유가 있어, 남자들은 자다가 수유 못해서 애가 배고파 죽을지도 몰라"라는 농담을 건넨 거 보면 모성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모성에 대한 본질적 고민을 하는 이유는 상상한 육아와 현실의 괴리로 인한 현타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내가 생각한 육아는 할리우드 배우처럼 우아하고 예쁘게 유모차를 밀고 가는 장면이었다면, 현실 육아는 며칠 감지 못한 머리에 모자를 눌러쓰고, 수유복을 입고 외출하며 극기 훈련을 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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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도 모성이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엄마가 있다면, 그 고민 자체로 당신에게는 모성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모성 그거 없으면 어때요? 애 키우는 거 자체가 슈퍼 파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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