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러운 일들을 많이 합니다.
피곤했는지 오늘은 4시 반에 눈을 떴다. 요즘 나를 움직이는 도파민. 노력으로는 안 될 것 같았던 새벽기상이 호르몬 때문에 가능하다니. 인간은 호르몬의 노예가 분명하다. 어느 날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소머즈처럼 들려 짜증이 폭발할 때 생각해 보면 생리일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보면..
예전에 나를 움직이는 힘은 강력한 불안이었다. 불안은 나를 힘들게 하는 존재였으나, 거기에 중독되어 있는 상태였기에 편안한 나를 보면 불안감이 더 샘솟았다. 그렇기에 내 몸을 힘들게 하고 바쁘게만 해야 했다. 출산 일주일 전까지 일을 했으나 출산 휴가 첫날부터 집에 있는 내 모습에 불안이 최고조에 올랐던 것을 보면 말이다.
그때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그것을 종의 DNA라고 부르기로 했어"
조금 편해지면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은 그 불안감에서 온 것이 아닌가 싶은데, 쌍둥이 육아가 조금 쉬워지자 천 기저귀를 사용한 것이 가장 큰 예다.
무기력에 빠져 잠만 잤을 때는 그것을 의지로 컨트롤 안됨이 너무나 괴롭고 자책했다. 무능한 존재인 자신이 참으로 한심했다. 어느 날 안방 벽에 살포시 핀 곰팡이를 봤을 때 뭐 하나 제대로 못하는 내가 한심해서 울었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회복되고 나서는 조금씩 일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돈은 안되지만 일거리 잡스러운 일들을 많이 한다고 했더니 한 작가님이 잡스라는 별명을 지어 주셨다.
'봄잡스' 끝없는 나의 일 벌임에 에너지 수준이 낮은 남편은 항상 입이 떡 벌어진다.
무기력 기간이었으나 최,최,최소한의 집안일과 아이들 학습관리는 해야 했고, 인스타관리만은 꾸준히 하고 있었다. 극복 후 가장 먼저 밀린 집안일을 시작했고, 책을 읽었다.
현재 벌려 놓은 일을 보자면
sns -인스타그램, 틱톡, 블로그, 유튜브
브런치- 매일 글쓰기연재. 아들 육아, 지구 이야기 각 주 1회 연재
발전을 위한 일 -코칭공부 (5주 과정) /작가 독서모임/어린이도서연구회 모임 /새벽예배
등이 있겠다.
그러다 학기 초 학부모회 모집이 다가오자, 그것도 한번 해볼까 싶어. 반학부모회와, 전체 학부모회감사 서류를 쓰는 나를 걱정스레 바라보는 남편이 시간이 되겠냐며 묻는데 "일이 많으려나?" 하며 해맑게 웃으며 "그래서 봄잡스"라는 모습에 마냥 신기한다.
어린 시절부터 39살 우울증 약을 복용하기 전까지 나를 괴롭힌 것은 게으름이었다. 게으르다는 그 속박에 갇혀 자신을 많이도 원망하고 괴로워했는데.
지금 떠올려 보면 생각보다 잘 살고 있었다. 결국 질책은 내 안에서 온 것이었다.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은 그냥 하자! 였다. 성과가 있을까?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것보다는 꾸준함에서 오는 나의 성장을 믿어보기로 했다.
저 많은 sns 피드 하나도 스스로의 공부 없이는 만들기 힘들었으니 말이다. 덕분에 몇 달간 다룰 수 있는 것이 많아지고, 쓸수록 능숙해졌으며 새로운 툴에도 바로 뛰어들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하나를 쓰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던 브런치 글처럼 미래의 성취를 보장하지 않아도 인생사처럼 그냥 걷는 것이다.
가다 보면 어딘가 도착해 있겠지. 길을 헤매다 들어간 여행지가 맛집이었던 것처럼 어딘가 빙빙 돌아도 계속 기록하고 쌓다 보면 내가 꿈꾸던 곳이든 아닌 곳이든 도착해 있을 것이다.
도전을 두려워한다면 지금이 가장 빠른 때이다.
40년을 돌아온 아줌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