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인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 설렘이 가득한 시간 근심이 가득한 사람들도 존재한다. 바로 학교나, 기관에서 문제를 겪는 아이들의 부모이다.
adhd아이를 키우는 나는 새 학기마다, 혹은 어딘가에서 새로운 선생님을 만날 때에 아이의 상황에 대해서 오픈을 해야 하는 것인지 늘 고민한다.
어떤 이는 절대 오픈하지 않는다고 하고, 어떤 이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 나의 경우에는 대부분 오픈을 하고, 양해를 구했다.
사실 현재 상태의 지구는 학교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가끔 약을 먹지 않고 갈 때에도, 복용 시와 약간의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딱히 수업에 방해를 하거나 하진 않고 (다른 생각은 할 수는 있겠다.) 자신의 수업 집중에만 영향을 미치는 정도이다.
고민은 하지만 늘 오픈을 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은 아이들의 식욕부진 때문이다. adhd약의 치명적인 부작용 중의 하나가 욕구의 저하. 수면욕구, 식욕등을 떨어뜨린다. 그래서 너무 늦은 시간에 먹으면 안 되어서 아침식사 후 복용을 하는데, 집에서 살펴보면 7-8시간은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목에서 안 넘어간다는 아이를 억지로 먹일 수도 없고, 부모로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학교에서의 식사는 단체 생활이기에 약간의 배려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있다. 점심을 겨우 몇 숟가락 먹는 아이가 선생님, 아이들에게 남달라 보이기 때문에, 학기 초 환경 조사서에는 늘 상황을 알려 드리는 편이다.
아이 4학년 시절 열정 많으시고,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 주시는 선생님을 만났다. 4월 상담을 갔더니, 선생님께서 준비하신 자료들의 두께만큼 배려가 느껴졌다. 먼저 내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왜 진작 전화하지 않았느냐"며 아이의 생활에서 보인 여러 가지 간극이 이해가 간다고 하셨다. 반드시 새 학기에 아이의 상태를 오픈해라!라는 선생님 말씀에 "엄마로서 낙인의 두려움이 있다."라고 했더니 언젠가 선생님은 알게 되고 늦을수록 도움의 손길은 늦어진다 라는 말씀에 눈물이 났다.
어려운 아이 엄마들은 마음이 오락가락한다. 나 또한 어릴 때 치료해서 나아지면 된다는 생각도 하지만 낙인을 찍고 볼 사람들도 있기에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학교 총회에 간 지인이 이런 좋은 프로그램들이 있으나, 부모님들이 신청을 안 한다고 요즘은 누구에게도 드러나지 않게 잘 배려해 주신다며 선생님께서 꼭 신청하라고 안내를 들었다고, 사진을 한 장 보냈다. 부모님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나도 참 안타까웠다.
도움을 받으려면 알려야 한다. 치료의 여정은 멀고도 험하고 현실적인 비용의 문제도 우리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숨어있는 부모님들이 안타깝다. 사실은 낙인을 찍는 이 사회가 밉다. 누구의 잘못으로 생긴 일이 아닌데, 가끔은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는 키보드 워리어들이 무섭다.
내가 각종 미디어를 이용하여 아이들의 양육과정을 알리는 것은 단 하나이다. 그 아이들의 문제점들은 클수록 좋아진다는 것. 도움을 받으면 성장한다는 것. 당신만이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라는 것
그리고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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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좋은'은 빼고 그냥 '부모'가 되어 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