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살아가기
일주일간 매일 글을 썼다. 하루에 한편 그리고 연재날 쓰는 것까지 2편인 날도 있었다.
이걸 왜 시작해 가지고..라는 마음을 매일매일 하지만 나와의 약속이기에 꾸역꾸역 써본다.
어제 읽은 '강원국의 글쓰기'에서 일단 30일을 써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글쓰기 대가도 글을 쓰기 싫고 힘들다는데 나같이 하찮은 작가가 다른 길이 있겠는가. 그냥 무조건 쓰는 수밖에.
하지만 주제를 잡기란 너무나 힘들고, 썼다 지웠다. 아무 말 대잔치의 글을 보며 그냥 쓰면 글이 늘긴 하나? 대가들의 이야기에 의문을 품을 뿐이다.
나는 왜 글을 쓸까? 글쓰기를 통해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첫 목표는 출간 작가였다. 브런치에 글을 써서 내 이름이 붙은 책 한 권 가져보는 것. 그게 목표였다. 하지만 글을 쓸수록 쪼그라져갔다. 필력 넘치는 동기들과, 브런치 글들을 보며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 실력으로 무슨 출간을 한다고. 오히려 브런치 시작 전 보다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린 출간의 꿈.
90일 글쓰기는 딱히 목표가 없이 시작했다. 써야 발전한다니까. 무조건 쓰라니까 시작하게 된 글쓰기
일주일 쓰다 보니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나에 대해 발견한다는 것
지금은 뭐가 되기 위해 쓰기보다는 내가 되기 위해 쓰고 싶다. 그냥 나로 살아가기 위해서.
원래 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지냈다. 이번 글쓰기는 곧 휘발되어 버리는 '생각'이라는 추상적인 것에서 '글'이라는 구체적인 도구로의 이동에 의미가 있다.
'생각'이라는 틀에서는 나는 매일 못난 존재였다. 그때 이걸 했었어야지. 기회를 또 놓쳤고, 실수를 했고, 실패를 했고, 그 말을 하지 말아야 했고, 아이들에게 화를 냈고, 시간을 낭비했으며, 요리를 망쳤고, 집을 잘 돌보지 못했고, 이뤄놓은 것은 하나도 없었으며, 항상 어렵고, 힘들었다.
생각 속의 나는 너무나 보잘것없고 하찮아서. 마치 지구의 먼지와도 같았다.
'글'이라는 기록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글쓰기도 할 수 있고, 책도 읽으며, 새로운 툴을 배우고, 아이들에게 아침을 차려주고, 코칭 공부를 하며, 독서모임도 하고 집안도 돌보는 등. 생각보다 잘 살 고 있는 내 모습을 알게 해 주었다.
내가 찾던 것은 무엇이었기에 그렇게 못나게 느꼈을까? 아마도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불안감과 염려가 아니었을까? 나를 채찍질이라도 해야 사라지는 그 불안감.
더 이상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다. 풍경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어도 언젠가 도착할 그곳, 빠르게 가는 것이 큰 의미 없다는 깨달음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나로 살아가려고, 오늘도 글을 쓴다. 가는 길에 흙길도, 꽃길도, 비도, 바람도, 해도 있겠지만. 그것들이 모여서 내가 될 것을 믿기에
열심히 말고 그냥 살아가고 싶어서. 오늘도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