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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이브 Mar 24. 2022

팔리고 싶다면, 제발 팔지 마세요.

팔리는 브랜드 제3법칙: 고객위주의 관점

경제적 인적 인프라의 여유가 충분한 큰 브랜드와 달리 1인 기업, 작은 브랜드에 있어서 '브랜딩'은 생존 영역입니다. 살아남는 브랜드의 첫 번째 조건은 고객의 존재와 지속적인 매출이기 때문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산자 측은 팔리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이 노력 즉 '파는 행위'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면 소비자와 점점 멀어질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행위는 그 주체가 생산자이기 때문에 파는 사람 위주로 사고되고 기획될 수밖에 없습니다. 

넘어지지 말아야지 하고 계속 '넘어지는 행위'에 집중하다 보면 결국 '쿵'하고 넘어져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잘 팔아야지 하고 '파는 행위'에만 힘을 쏟을수록 잘 팔리지 않는 브랜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주인공은 고객이지 회사가 아닙니다. 팔리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고객'이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브랜드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하고 그것을 얻게 해 준다는 확신을 주어야 비로소 고객은 지갑을 스스로 열게 됩니다. 


한번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좀 더 쾌적하고 아름다운 공간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인테리어 업체 몇 군데를 검색해보았습니다. 

인테리어 업체를 알아본다는 것은 인테리어를 잘하는 곳은 어디일까?라는 정보 탐색에 1차적인 목적이 있지만 고객인 제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더 나은 환경에서 편안한 휴식을 하고 싶은 정서적 욕구의 충족입니다. 나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가능성 높은 브랜드를 발견하면 신뢰할만한 곳인지 검증과정을 거친 후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기꺼이 마음을 열게 됩니다. 




아래는 제가 검색해본 인테리어 업체들입니다. 

사진출처 : http://ajidesign.co.kr

도전정신, 고객 우선 정신, 유일한 가치 창조, 미래적 소통 등 이 업체의 장점을 구체적이고 다양하게 이미지와 텍스트로 어필하고 있습니다. 네 보시는 바와 같이 우리는 할 말이 참으로 많습니다. 고객과 원활한 소통을 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고정관념을 깨고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는 멋진 도전 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 훌륭한 기업이지만 인테리어를 원하는 고객이 이 사이트를 방문했을 때 주인공이 아니라 방문객의 느낌이 든다면 아쉽게도 오래 머무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진출처 : http://dh04.kr/


2022년 기술평가 우수기업 인증을 받은 아주 능력 있는 업체입니다. 하지만 만나자마자 졸업증명서나 통장잔고를 내밀어 보이면서 나는 이렇게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증명해 보이려고 하면 상대방은 뒷걸음칠 수 있습니다. 첫 만남에서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배려한 콘텐츠가 더 호소력이 있는 법입니다. 사람들은 믿을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에 바로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호기심을 가지고 더 알아보고 싶은 감정이 생기기 위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먼저 보여 주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사진출처 : https://www.homecc.com/main.do

스타를 기용해 전문가가 우리 집의 인테리어 견적을 내는 장면을 연출하였습니다. 물론 우리 집을 새집처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경험 많은 전문가가 인테리어를 해 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새집처럼 변한 공간에서 마음까지 새롭게 환기되면서 좀 더 안락하고 근사한 공간에서의 행복한 삶을 강하게 열망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믿을만한 전문가가 우리 집을 바꿔주는 서비스를 고객에게 팔고 싶지만 고객이 꿈꾸는 것은 내가 공간의 주인공이 되어서 그 공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사진출처 : https://interiorteacher.com/

https://interiorteacher.com/


마지막으로 방문한 업체는 첫 만남에서 인테리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팔고 있지 않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입니다. 동영상을 통해 내가 원하는 로망의 인테리어 장소에 직접 방문한 것과 같은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세련되고 모던한 가구 배치와 센스 있는 소품들이 마치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공간을 보여주면서 나도 이런 공간에 머물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근사한 공간이라면 매일매일의 일상이 특별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어느새 저는 그 가상의 공간에 오래오래 있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습니다.


다음 페이지에서 만난 내방을 쇼룸처럼!이라는 킬링 카피도 제 마음을 너무나 잘 표현한 문구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한 가지로 단순화시켜서 또렷하게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의 주인공은 바로 '고객'이 됩니다. 특히 변화된 나만의 공간에서 아주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은 나도 이곳에서 인테리어 서비스를 받으면 이렇게 행복해지겠지라는 기분 좋은 상상을 저절로 하게 합니다.  



고객의 마음을 사고 고객의 지갑을 여는 것은 이솝우화에 나오는 나그네 외투 벗기기와 비슷합니다.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기 위해서 바람과 같이 강력한 외부의 힘보다는 마음을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즉 좋은 서비스와 물건이라는 어필을 거센 바람처럼 강하게 불어넣기만 한다면 나그네는 외투 자락을 더 거세게 움켜쥐게 되는 법입니다. 햇님은 나그네의 마음을 공략해서 스스로 외투를 벗게 했습니다.  더우면 저절로 외투를 벗는 것처럼 고객이 원하는 니즈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지혜롭게 공략하는 것이 팔리는 브랜드의 공식입니다. 


잊지 마세요. 어떤 순간에도 '고객'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요.

팔지 말고 사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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