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획하는 사람 May 16. 2023

코로 보는 세상

우리는 무엇으로 세상을 보는가

삼촌, 개들은 왜 이렇게 킁킁대면서 돌아다녀?
쟤들은 눈이 코에 달려 있나 봐


나는 애가 없지만 귀여운 조카가 두 명 있는데 오랜만에 조카들이 놀러 와서 함께 산책을 나섰다

우리 동네는 애견인들이 참 많이 사는데 그날 따라 유달리 개가 많았고 그 많은 개들이 전부 킁킁 거리며 동네를 휘저었다. 5살짜리 조카가 그걸 보더니 쟤들은 눈이 코에 달렸나 봐 하면서 자기는 아무 냄새도 안 나는데 궁금하다며 말을 했다


눈으로만 보는 세상은 재미가 없다



조카가 한 말에 순간 생각이 많아졌다. 아 내가 보는 세상은 정말 일부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대부분의 세상을 눈으로만 보는데 누군가는 냄새로도 보고 누군가는 촉감으로, 누군가는 맛으로도 세상을 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요즘 삶이 재미가 없고 무료하다. 나는 이게 나이가 들었으니까, 다들 그런 것처럼 나도 그저 이렇게 늙어가는 것인가 보다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조카의 말을 곰곰이 곱씹어볼수록 나이가 문제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내가 점점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아져서, 느낄 수 있는 걸 못 느껴서 재미가 없어진 것이다


만약, 내가 지나가는 나무와 꽃의 향기를 맡을 수 있고 그것을 즐길 수 있다면,

작은 음식이라도 그 맛을 좀 더 다채롭게 느낄 수 있고 어떤 재료들이 어떻게 배합되어서 이런 맛이 나오는지 내가 알 수 있다면 같은 풍경을 보고 같은 음식을 먹어도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재밌게 살기 위해선 사람과 세상을 계속 공부해야 한다


예전 TV에서 누군지는 기억나질 않으나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건 세상이라는 TV의 해상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누군가에게 세상은 소리도 나오지 않는 흑백 TV일수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 세상을 4K 초고화질, 돌비 사운드까지 갖춘 TV일수도 있다

이런 삶의 품질 차이는 결국 계속해서 무언가를 배우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사람들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사람과 세상을 계속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거창한 삶의 의미도, 자기 계발도, 착한 마음도 아니다

그저 사는 인생 조금이라도 더 재밌게 살기 위한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재밌는 삶을 위해 코로, 눈으로, 입으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이전 11화 좋아할 거면 확실하게 해야 한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