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unknown 15화

아무의 소모

無(作)為

by kieroon

먼 여백

띄운

초여름

오후


긴 의자

거센 바람

들고 나



타오르는

소모의 논쟁


은행나무

높은 잎사귀

숲의 눈동자

사사거리는

동안


내 스승 엎드린 흙바닥에


어른어른

공을 차는

아이의 함성


닳도록

쓰이고

없어지는

것이

아깝거나

헛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님을


당신도 알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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