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unknown 13화

꿈을 한 盞

by kieroon

꿀물 한 잔 타달라고 하세요

잘못 읽었군요, 시적인 표현이라 생각했어요


눈동자가 자주 마르고 해서 그랬나 봐요

그런데 꿀보다는 벌의 이야기와 당신이 필요합니다

차를 우리는 시간이라서요, 당장은 도와드릴 수가 없군요


時를 지나 詩의 언저리로 사라질 일들을 빼고는

별일 없습니다만, 생각보다 몸과 마음에 들러붙어 봄이

떨어질 줄을 모르네요, 애쓰지 말고 우러나길 기다려봅니다


感受性 건드리는 삼월에 온 예민한 산수유 첫 찻물에다

백토와 뼛가루 섞어 빚은 얇고 빛나는 하얀 잔을 기울여

취하여 어푸러지더라도 당신이 지켜주기로 합니다


꿈을 한 盞 타달라고 하세요

제대로 읽었어요, 시적인 표현이라 생각해요



노란 꽃향 느리게 시가 되는 느낌으로

이러한 봄밤, 휘청거리는 당신을 사랑하세요

긴 여행의 아침 첫인사로 은밀한 포옹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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