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봄_오랜만에 같이 놀아볼까?

왜 그거 있잖아, 우리가 시작할 때 늘 했었던 그 놀이.

by Juco


오늘은 익숙한 사진 한 장으로 시작해 볼까 해.


물론 방식이 좀 다를 순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척! 하면 착! 바로 알아차리기 바라. 그렇지 못한다면 많이 속상할 거야. 우리가 가장 많이 했던 놀이 중, 하나였으니까. 이 놀이를 떠올리면 몇 가지 감정이 따라오는데 그 중, 하나는 즐거움이야.



지금의 너는 어디에 있을까?



한두 번 만으로도 이 작업에 훌쩍 적응해 버린 너는 이후 마주치기만 하면 인사처럼 먼저 나에게 들이밀곤 했었지. 정말 놀이를 하듯 말이야. 내가 놀이라고 표현할 수 있게 된 것도 전부 네 탓이야. 어쩌면 진부하고, 어쩌면 따분할 이 작업을 진짜 놀이처럼 갖고 놀아버리는 너에게 감탄했고, 이걸로 또 한 수 배웠으니. 그래, 내가 또 성장해버린 건 네 탓이야.


자, 각설하고. 그래서 어때?

지금은, 자주는 아니어도, 그래도 가끔은. 이 놀이를 즐기고 있을까?


함께 놀던 내가 없음으로 허전함은 느낄지 모르겠지만, 아니 한편으로는 반드시 느꼈으면 하지만. 그래도 너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여전히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거라 믿어. 네가 어디 있든지.



우리가 매년 가장 힘에 넘쳤던 3월. 매 순간이 그렇지만 특히나 너는 늘 가장 중요하다고 목 놓아 이야기했던 3월. 아마도 우리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모두가 그럴 거야. 내가 바라는 무엇을 꿈꾸며 실행에 옮기는 순간은 우리가 가장 에너지틱한 순간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더더욱 나는 네가 있는 그곳에서 매일매일 이 놀이를 즐겼으면 해. 아침에 첫 눈을 뜨고 가만히 누워서, 상쾌한 아침 샤워 중에나 혹은 샤워를 마치고 젖은 머리결을 말리면서, 가뿐한 아침 식사를 들면서 아니면 식사 후 양치를 하면서, 처음으로 방문을 나설 때, 오늘의 첫 하늘을 봤을 때. 어느 곳에서든 가볍게 체크할 수 있었으면 해. 아니지,


마지막 스케줄을 끝내고 그날의 마침표로써, 노곤한 몸을 따뜻한 물에 녹이면서, 오늘의 수고에 뿌듯해하며 가장 여유로울 저녁 또는 밤 사이 어딘가쯤에서, 잠들기 전 가장 안락할 침대 위, 모니터 앞, 혹은 적잖이 고요하고 반짝여서 좋을 밤 산책 위에서. 너만이 기록하고 볼 수 있는 어딘가에 가볍게 체크할 수 있었으면 해. 아닌가?


그래. 그게 언제고, 어떻게든 나보단 네가 언제나 더 잘 했으니까, 이것도 네가 정하는 걸로 하자. 맞아, 너한테 넘기는 중이야.


이 놀이가 떠올리는 또 하나의 감정은 고마움이야. 늘 작업을 진행하고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었는데, 언제부턴가 너는 집요하게 나를 끌어들였고 결국 네 속셈대로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함께 놀이를 하고 있지 않겠어?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지만 그렇게 한 번, 두 번 같이 놀다 보니 덕분에 나도 중요한 순간마다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그 많던 나의 충격의 순간*들을 무사히 견뎌낼 수 있었지. 고마웠어.


난 계속 너와 이 놀이를 이어가고 싶어.


봄. 너는 지금 매일을 누구보다 힘을 내고, 감각에 집중하고, 에너지를 끌어 쓰는 것에 온 마음을 다하고 있겠지. 겨우내 지난날을 돌아보고 또 앞으로의 날을 그리면서 충분히 충전해 왔기에, 너는 지금 달려 나아가는 데에만 모든 순간을 쓰고 있겠지. 아마 그렇겠지. 너는 늘 그랬으니까.


그래서 더욱이 이 놀이를 잊고 있을지 모를 너를 위해 같이, 또 한 번 놀자고 꼬시는 중이야.


이제 막 시작하는 입장에서 솔직히 우리는 알고 있어. 여전히 힘들고, 지치고, 외롭고 고될 하루하루가 이번 시즌에도 내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나는 오직 그 날에 네가, 조금은 덜 무겁고, 조금은 덜 당황하고, 조금은 더 탄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내가 네 덕분으로 이 놀이를 통해 충격의 순간들을 잘 보낸 것처럼, 너 역시 다가올 너의 결정적 순간들에서 가장 너다울 수 있기를 소망해.


그러니 나는 이 놀이가 너를 더 즐겁게 해 줄 거라고 생각해.


충전해 놓은 에너지가 지금까지 얼마나 쓰였는지, 오늘은 얼마만큼 쓸 것인지 또 썼는지, 충전은 되었는지 혹은 충전이 필요한 지, 지금까지 너무 아끼진 않았는지, 앞으로의 기간에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기민하고 영특한 너는 이 놀이를 통해 모든 걸,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거야. 네비는 길을 찾기 전에 현재 위치부터 탐색하는 법이니까.


물론 예전처럼 네가 너의 위치를 찾아가는 그 재미난 모습을 함께 만끽할 수 없다는 현실이 못내 텁텁하게 만들지만. 그럼 또 어때? 그렇다고 우리가 연인은 아니잖아.


모든 순간을 함께 하는 건, 사랑하는 그들과 하고. 우린 이따금 생사나 확인하면 됐지, 뭘.



근데 너, 살아는 있지?




* Todd Herman, The Alter Ego Effect, 2019




점수는 0-10 사이로. (추천하진 않지만, 원한다면 마이너스(-)를 사용해도 무방)

최소 하루 한 번, 가능한 같은 타이밍에. (ex.아침, 오후, 저녁, 밤 / 스케줄 전,중,후 / 체중관리 하듯)

매일의 점수 추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좌표 혹은 그래프 활용 추천)

놀이(점수 측정) 시간은 40초 이내.

더 궁금한 것은 우리 연락하자.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01화이렇게 만나는 건,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