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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DE Sep 07. 2020

ETF의 세상(14) -좋은 ETF란 <3>"괴리율"

<ETF의 세상> 시리즈

1. ETF의 세상 인트로           

2. 펀드와 지수    

3. 인덱스 펀드(Index Fund)와 비용 

4. 인덱스 펀드와 제로섬 게임

5. 인덱스 펀드의 창시자 잭 보글(Jack Bogle)

6. ETF의 창시자와 최초의 ETF(SPDR S&P 500)

7. ETF의 구조와 장점

8. ETF의 구조와 세금 효율성

9. ETF의 구조와 투명성

10. 좋은 ETF란 <1> 

11. 지수의 산출 방법 <1>

12. 지수의 산출 방법 <2>

13. 좋은 ETF란 <2> "추적오차"

14. 좋은 ETF란 <3> "괴리율"

15. 채권형 ETF <1> "채권 기초"

16. 채권형 ETF <2> "글로벌 채권 지수와 ETF의 마법"

17. 채권형 ETF <3> "코로나 사태의 주역:  HYG & LQD"

18. 원자재 ETF <1> "원자재 기초"

19. 원자재 ETF <2> "선물 거래(Future Contact)란?"

20. 레버리지 / 인버스 ETF: 구조와 장단점



14편 좋은 ETF란<3> "괴리율"


"괴리율과 유동성공급자(LP)"


전 장에서는 추적오차와 관련된 원인에 대해 알아봤다. 이상적으로 추적오차는 존재해서는 안되나 여러 현실적인 요인으로 인해 추적오차는 어느 정도 필연적인 결과다. 그 차이를 0에 최대한 수렴시키는 게 좋은 ETF의 요건이다.


이번 장에서는 좋은 ETF의 다른 요건 중 하나인 괴리율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자 한다.


괴리율이란 ETF의 기준 가격(NAV)과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장 가격 사이의 차이를 뜻한다. ETF의 기준 가격은 NAV이나 시장에서 수급에 따라 거래되기에 시장 가격이란 두 번째 가격을 갖는 구조다. 그리고 수급은 경우에 따라 ETF의 시장 가격과 NAV 사이에 괴리를 발생시킨다. 시장이 급변해 수급이 한 방향으로 쏠리는 경우가 대표적이고 ETF의 거래량이 너무 적어 작은 수급의 쏠림만으로도 괴리율을 일으킬 수 있다.


   
출처: 네이버 파이낸스/ 8.19일 마감한 KODEX 코스피에 종가 기준 -0.27%의 디스카운트가 발생했다


시장 가격이 NAV 보다 높으면 프리미엄(Premium)이라 하고 반대로 낮으면 디스카운트(Discount)라 한다. 단어의 느낌상 프리미엄이 좋아 보이고 디스카운트가 나빠 보이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거래 방향에 따라 프리미엄이 좋을 수도 디스카운트가 좋을 수 있다. 가령 ETF를 시장에서 매도하는 입장에서는 프리미엄이 유리하다. 반대로 ETF를 매수하는 입장에서는 디스카운트가 유리한 구조다.


다만 어느 쪽이나 ETF의 시장 가격이 NAV와 차이가 남을 뜻함으로 괴리율이 발생하는 것은 ETF에게 좋은 현상이 아니다. 이러한 괴리가 생기면 운용사(ETF 발행사)는 시장 가격과 NAV를 다시 일치시켜야 한다. 규정에 따르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국내 ETF의 괴리율이 1%가 넘을 경우(해외 ETF는 2%) 운용사는 이를 공지해야 한다.


단 운용사가 직접 나서 가격 괴리를 일치시키지 않는다. ETF 설정/해지를 대행하는 AP가 한다. AP 중에서 ETF의 유동성 관리(마켓 메이킹: Market Making)를 담당하는 기관을 바로 유동성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라고 부른다.




"괴리율이 발생하면 LP(이하 AP)가 개입한다"


우선 AP와 LP의 차이를 알아보자. 지정참가회사인 AP는 ETF를 발행하는 운용사로부터 지정돼 설정 해지를 담당하는 기관(증권사)이다. 유동성공급자인 LP도 운용사로부터 지정을 받은 증권사다. 단 설정/해지를 전담하는 AP와 달리 LP는 ETF에 유동성을 공급해 거래가 원활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즉 큰 맥락에서 모든 LP는 AP다. 혹은 AP와 LP 둘 다 될 수도 있다. 단 반대로 모든 AP가 LP인 것은 아니다.


출처: KINDEX / 보이는 바와 같이  LP 만 따로 있는 경우는 없다


LP가 시장에 공급하는 유동성은 기본적으로 차익거래의 형식으로 이뤄지며 AP가 CU 단위로 ETF 설정/해지를 일으키는 구조와 유사하다.




"ETF 시장가격이 NAV 보다 높은 경우의 차익거래"


동일한 상품이 같은 시점에 서로 다른 장소에서 별개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


눈치 빠른 사람들은 가격이 낮은 장소(A)에서 상품을 사서 가격이 높은 곳(B)에 팔 것이다. 이를 차익거래라고 하며 매수가 집중되는 A의 가격은 올라가고 매도가 몰리는 B의 가격은 내려가 결국 A와 B의 가격은 동일해진다. 시장의 불균형을 자연 해소시키는 것이 차익거래의 순효과다.


차익거래가 좋은 점은 무위험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A에서 싸게 상품을 사고 B에 팔지 않으면 상품의 가격이 향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리스크를 지게 된다. 더 오를 수도 있지만 더 빠질 수도 있기에 A에서 상품을 싸게 산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그러므로 차익거래는 기본적으로 무위험 이익이라는 공짜 점심과 같다고 볼 수 있다.


ETF의 괴리율을 좁히기 위해 LP가 개입하는 구조도 차익거래의 형태를 띤다.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프리미엄이 발생한다는 것은 ETF의 수급이 매수 방향으로 몰리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므로 프리미엄을 해소하기 위해선 LP는 매수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매도 물량을 시장에 풀어야 한다. 실제로 (1) LP는 프리미엄 발생 시 ETF를 시장에 내다 파는데 (2) 이때 동시에 매도한 물량에 맞춰 CU를 형성해 ETF를 설정시킨다. 굉장히 이해가 안 되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도 결국 무위험 차익 거래를 하기 위함이다.


ETF의 설정은 CU로 이뤄진다(소액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소유권만 거래). AP들이 지수를 구성하는 자산의 묶음인 CU를 운용사에게 주고 ETF의 발행 주식을 받는 구조다. 가령 1CU의 시총이 20억 원이고 NAV가 20,000원이라면 AP가 받게 되는 ETF 주식은 100,000개다. 하지만 동일 시점에 ETF에 프리미엄이 붙어 시장 가격이 20,200원이라면 AP가 보유한 ETF 평가금액은 20.2억 원이 된다.


이는 반대로 괴리율을 맞추기 위해 LP가 20,200 원의 시장 가격에 ETF를 매도하고 동시에 ETF를 NAV에 맞춰 설정시키면 0.2억 원의 차익 거래가 성사됨을 뜻한다. 즉 LP는 수급이 매수를 쏠릴 때 매도 물량을 풀어 괴리율을 낮춤과 동시에 차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이런 차익 실현이 없다면 AP가 자원봉사자도 아니고 운용사를 위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이유가 없다).


여기서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면 한국의 주식 결제는 2 영업일이 소요된다(오늘 팔면 2일 후에 결제). 한 마디로 LP는 오늘 매도해 2 영업일 후에 떨어지는 ETF 매도금으로 2 영업일 후에 결제되는 자산 매입금(CU 설정을 위한)을 결제한다. 반대로 동시에 2 영입일 후에 인도해야 하는 ETF 증권을 2 영업일 후에 설정되는 ETF로 결제한다.


즉 포지션(ETF 매수 혹은 ETF 매도라는 특정 방향성에 대한 베팅)을 가져가지 않으면서도 시장 조정을 하며 차익을 얻는 구조다.






"ETF 시장가격이 NAV 보다 낮은 경우의 차익거래"


시장 가격이 NAV 보다 더 낮은 디스카운트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차익 거래를 통해 LP가 유동성을 공급한다. 프로세스는 프리미엄과는 정 반대다.


디스카운트는 수급상 매도가 매수를 압도해 ETF의 가격이 NAV보다 밀린 경우다. 시장 가격이 저평가되어 있기에 (1) LP는 시장에서 ETF를 매수해 시장 가격을 NAV로 끌어올린다. (2) 동시에 LP는 ETF 매수 물량에 맞춰 ETF 환매를 한 후 받게 될 CU를 매도한다.


ETF의 환매는 설정처럼 CU로 이뤄진다. AP들이 ETF 증권을 운용사에게 돌려주고 CU를 되돌려 받는 구조다. 가령 AP가 ETF 주식 100,000개를 NAV 20,000 기준으로 돌려주면 AP가 받게 되는 CU의 시총은 20억 원이다. 하지만 동일 시점에 ETF에 디스카운트가 붙어 시장 가격이 19,800이라면 AP가 받게 되는 CU는 시장 가격 대비 0.2억 원(20억 - 10만 개 X 19,800)이 높다. ETF를 19,800원에 사서 20,000원에 되파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면 LP는 오늘 디스카운트된 ETF를 시장에서 매수하며 이에 맞춰 환매를 넣는다. 오늘 시장에서 19,800원에 매수한 ETF는 2 영업일 후에 입고되고 환매가 이뤄지는 2 영입일에 맞춰 운용사에 인도해 CU를 받는다. 동시에 LP는 2 영입일 후에 받을 CU를 오늘 20,000원의 가격으로 매도한다. 즉 2 영입일에는 ETF를 환매해서 받는 CU로 결제를 이행하고 0.2억 원의 차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결국 좋은 ETF란 괴리율이 작은 ETF이며 이를 위해 운용사가 지정한 LP들이 ETF의 시장 가격과 NAV 사이의 차이를 없애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구조다. 이는 곧 지정된 LP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LP들 간의 경쟁이 심화돼 보다 경쟁력 있는 호가(NAV라는 적정 가격에 근접한 가격)가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상으로 ETF의 일반적인 구조에 대한 설명을 마친다. 다음 장부터는 채권형, 레버리지/인버스, 원자재, 파생형과 같은 다양한 구조의 ETF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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