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독따독 Oct 22. 2023

가진게 2000원 뿐인데요~

60대 후반쯤? 되셨을까요?

보조개 쏙 예쁘게 웃으시는 볼을 잊지못해요. 다시보면 알아볼수 있을것 같은 그분. 귀여운 강아지와 산책나오신건지 밖에 내놓은 벤치에 앉으시면서

“저….빵 2000원짜리 있어요? 돈이 이것뿐이라…

지갑을 가방에 두고 왔어요.

내가방 들고 딸래미가 인사동가서 뭐 사고있는데….”

걱정마시고 2500원 짜리 휘낭시에 중에서 고르시라고 했어요

코코넛 휘낭시에를 하나 드시곤

“아유, 맛있다!”


맛있다!


그것만으로도 500원 차액의 가치는 끝난거죠

당신이 연신내에서 식당 하시는데 오늘은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이다.

하루 백만원도 넘게 버신다며 자랑하시더라구요.

그리고  ‘가게는 이렇게 저렇게 해야 홍보가 된다’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아무리 맛있어도 홍보가 안되면 다 소용 없다하시면서요. 얼마있으면 당신은 유럽으로 여행가신다며 벌어서 뭐하냐면서….그저 부러울뿐이죠. 이제 즐기실때도 되신것 같구요.

그리곤….지나가는 분들께 “이것 사먹어봐요. 엄청 맛있어!” 하시는데 어찌나 감사하고 또 쑥스런지요.

“가만있어봐, 몇개 더 사가야겠다. 전화해볼게요.”

“00야! 너 여기 헌법재판소 옆에 유명한 떡집 옆인데 여기 그 옆에 있는 과자집이야.

여기로 와라 몇개 사가자. 글루 오라고? 안돼! 나 돈도 안내고 먹었어”

돈도 안내셨다는 얘기에 웃음이 터져나왔어요.


따님이 오니 이것저것 주섬주섬 고르시더라구요.

그리고 또 옆집에서 떡사가시는 분한테 “이것도 사먹어봐요. 엄청 맛나!” 하시는데 정말 손님들이 몇팀 들어오시더라구요.

그 손님 받느라 포장하고 정신없이 움직이는데요.


“건강하게 장사 잘하고 있어요. 내 여행다녀와서 또올께!”

“네, 건강하게 여행 잘 다녀오세요!”


우리 언제 처음 만난거죠?

언제 만났길래 서로 잘지내라 하는거죠?

오늘 처음 만난 분과 마음을 나누면서 얼마나 훈훈했던지요.

 숨가쁘게 일상에서 평행선을 달리던 사람들이 우연히 교차로에서 만나 서로를 위해 빌어줘요.


흉흉한 뉴스들에 인상이 찌뿌려지기도 하지만 가끔은 ‘살만한 세상이구나’ 할때가 있어요.

어떤분은 제 마음이 너무 여려서 어쩌냐고 걱정하세요. 마음주고 다 퍼주고 뭐먹고 살거냐고도 하세요.

우연이란게 연결해줘서 닿은 분과의 짧은 몇분사이.

 

살포시 행복이 스며들면 얼마나 따뜻하게요. 이런 시간들이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외로울 때 고통받고있을때 버틸 수 있는 마음근육을 만들어주는것 같아요.  오늘도 스윗 데이 되세요~

이전 09화 유. 아. 더. 베스트. 멋쩌부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