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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여자 Feb 16. 2021

혼을 낸 건 분명 난데 내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내가 화가 나는 패턴은 항상 비슷한 편이다. 그건 바로 기본을 지키지 않을 때. 특히나 노력 없이 제출기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가장 싫어한다. 또한 거짓말을 할 때.  


어제 사건은 퇴근 시간이 다되어 서류를 가지고 온 팀원의 태에서 시작되었다. 더 제출되어야 할 서류가 있음에도 본인 스스로 오늘 이 정도 했으면 된 것처럼 나머지 서류 작업은 내일 출근해서 처리하겠다는 안일한 태도의 팀원을 보고.


이 일은  팀에 주어진 업무를 해결하지 못해 다른 팀에 분산되어 업무를 처리하는 중이었다. 다른 팀에서 업무 지원을 해주는 상황에서 스스로 정해놓은 기한을 또 어기고, 본인으로 인해 다른 팀에 피해를 주고 있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는 팀원을 보며, 다른 팀에서는 지원업무를 처리하느라 열중인데 정작 본인 팀원의 업무를 뒷전으로 생각하는 대리를 보며 참을성이 바닥나버렸다.


몇 번이나 언급을 했다. 이 상황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고,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부분임을. 또한 대리한테는 본인팀에서 처리되지 못하여 다른 팀으로 업무가 분산된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라고. 그날 아침에도 진행상황을 물어보고, 분명히 진행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정작 이 팀에서는 서류작성을 시작도 하지 않은 채 내일 해야지 둘 다 그러고 있었다.


팀원과 그 팀 대리를 함께 불러 새해 처음으로 언성높였. 매번 같은 패턴으로 서류 형태종류만 다를 뿐. 말을 아껴야지 다짐하고 다짐했지만 이 사태는 그냥 보고 넘길 수는 없었다. 본인들로 인해 다른 팀에서 업무지원까지 해주고 있는 이 상황에서도 저 안일한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변할 마음이 있었다면 이 사태까지 오지 않았겠지.


각자 자리에서 역할을 충실히 했는지 스스로 반성하라고. 본인들로 인해 다른 팀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이 상황을 정확히 바라보라고. 개인의 퇴근시간 중요한 거 나도 지만 그건 본인의 업무를 다 처리했을 때 이야기라고. 다른 팀에서 업무지원을 해주는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서든 업무를 처리하는 게 원칙인 거 아니냐고.   


'나중에 꼭 너 같은 딸 낳아 키워봐라'는 말이 이렇게 와 닿을 수가 없는 요즘이다.

'꼭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너 같은 팀원 만나봐라' 고 꼭 말해주고 싶다. 그럼 내 마음을 이해하는 날이 올 테지.

 

혼을 내고 나면 내 마음도 편치 않다.

화낸 거에 너무 마음 쓰지 말라는 옆 동료의 말 한마디 때문인지

계속 반복되는 패턴에 지친탓인지

노력하지 않는 팀원의 모습에 실망한 탓인지

해도 해도 너무한 이 상황 탓인지


팀원들을 그렇게 보내고 잠시 멍하게 앉아있었다.

혼을 낸 거 분명 난데 내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꼭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너 같은 팀원 만나 자신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이전 02화 이 팀원에게 말을 아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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