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와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 나와 정 반대의 결을 가진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아가고 있다.
소통을 하다 보면 유독 나와는 맞지 않은 결을 가진 사람이 있다. 생각하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다수의 면에서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게 상사와 팀원이라고 한다면 그 사이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접근하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많은 포인트가 엇나갈 것이며,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테니 말이다. 물론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을 받아들이면 된다고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처음에는 서로 이해하려고 맞춰가려 노력할지도 모르지만 엇나감이 반복된다면 그냥 일방적으로 한쪽에 맞춰지게 될 확률로 높아지기 마련이다. 특히나 그 관계가 상사와 팀원 관계라면 팀원이 상사에 맞춰나갈 확률이 아주 높을 것이다. 물론 예외가 있을 순 있겠지만 희박하다고 본다.
A란 상사와 B라는 팀원이 있다. B는 대다수 A 상사에 맞춰주는 편이었으며, A 상사와 관점이 다르더라도 수용을 해주는 편이었다. 꽤 오랜 시간을 이런 관계로 지내왔으며, 겉으로는 잘 유지가 되는 관계로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쪽은 많은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 있을 확률이 높으며, 속이 곪아 있을 수도 있다. 역시나 B는 계속 반복되고 지속되는 이 상황에 지치고 힘들어하고 있다. 이에 B는 친구에게 이 상황을 이야기하며, 너무 힘들다고 상담을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친구는 이제부터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다 수용하지 말고 못하겠는 건 못한다 이야기하라고 했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에 와서 지금껏 된다고 했던 걸 이제 와서 B가 안된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관계가 개선되기보다는 B가 시간이 지나더니 변했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B만 이상한 사람으로 남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 관계가 바뀔 거였으면 그전부터 바뀌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관계는 벌써 고착화가 되었기 때문에 변화를 주기란 정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습성을 가지고 있으며,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결은 잘 변하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난 쉽게 그 친구가 B에게 이야기해준 것처럼 그렇게 하라고 이야기해주지 못했다. 결국은 B가 상처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더 컸기 때문이다.
누군가와의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처음'이라 생각한다. 상사와 팀원도 그렇고, 동료들 간에도 그렇다. 관계가 한 번 고착화된다면 그 관계를 바꾸는 건 쉽지 않다. 내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서는 수용해주되 아니라 생각이 드는 부분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아니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이해할 수 없지만 처음이니깐 이번 한 번 수용해줘도 괜찮겠지'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팀장님 말이니깐 그렇게 해야겠지’ 란 생각은 당면된 그 상황은 잘 넘어갈 수 있지만 결국은 그 관계를 망칠 수 있다.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 되는 법이니깐. 수용이 안 될 것 같으면 처음부터 'yes'가 아니라 'no'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상대방의 생각을 부정하고, 기분 나쁜 'no'가 아닌 상대방도 이 상황을 수용할 수 있는 'no'가 될 수 있도록 각자만의 전달 노하우를 만들어야 한다. 나도 'no'라고 잘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싫은 소리 하는 것보단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하지만 특히나 관계에 있어서 주어진 상황을 잘 넘기기 위한 'yes'는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 'no'라고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한 번 보고 말 사이라면 그냥 좋게 'yes'라 하고 넘기면 되지만 직장생활에서는 한 번 보고 말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no'라고 이야기하면 우리의 관계가 엇나가겠지가 아니다. 아닌 건 아니라고 이야기해야 그 관계는 더 단단해지고, 오래 유지될 수 있다. 특히나 직장 생활 내 관계에서는 말이다. 무조건 'yes'가 아니라 필요할 때 'no'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직장인이 되기를. 물론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