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방향 속 다른 생각의 우리

by 까칠한 여자


같은 보거나 같은 방향을 향한다고 해서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특히나 어디에 관점을 두냐에 따라서 우리가 바라보는 방향의 차이는 크다. 그래서 각자의 입장과 관점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특히 사회복지현장에서는 그에 따라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관점'에 대해 잘 기억해야 한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초창기에 있었던 일이다. 한 독거어르신 가정에 방문을 하여 상담을 진행했어야 했다. 어르신들은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주소를 알더라도 정확하게 집을 찾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럴 때에는 근처에 가서 어르신에게 연락해 집 앞이나 큰 도로변으로 나와 달라고 요청을 한다. 그때만 해도 어르신들이 휴대폰보다는 집 전화를 거의 이용할 때라서 서로 길이 엇갈릴 수도 있지만 희한하게 서로를 알지 못하지만 서로를 단번에 알아보게 된다. 다들 어떻게 한 번에 서로 알아보냐고 의문을 가지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면 무슨 말인지 알게 된다. 느낌적으로 서로를 한눈에 알아보게 된다.


서로를 단번에 알아보고 찾아간 어르신의 집 안은 많이 낡아 있었다. 부엌에는 그을음 자국이 남아 있었으며, 방안 벽지와 장판은 낡아 누렇게 변해 있었다. 어르신은 집에 정이 가지 않는다며, 대다수 시간을 경로당이나 외부에서 활동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다가 저녁이 되어야 집으로 돌아온다고 하였다. 과거 이력부터 현재 상황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상담을 마무리하였다.


상담을 마치고 와서 서비스 개입 계획을 세우는데 사회 초년생으로 그 어르신 집을 본 결과 환경개선이 우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가정 내 환경 개선을 1순위로 세웠다. 하지만 내가 가장 큰 핵심을 놓치고 있었다. 어르신이 오전부터 외부활동을 하는 이유는 집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정이 그리워서였는데 어르신의 관점을 놓치고 말았던 것이다. 집이 아무리 깨끗하고, 좋더라도 어르신은 아침부터 외부활동을 했을 것이다. 왜냐면 어르신은 사람과 교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이 사례 경험을 통해 서비스 제공자로 관점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어르신에게는 가정환경을 개선해주는 것보다 정서적 지원이 우선이었음을 말이다. 어르신이 가정환경에 대한 언급이 1도 없었음에도 나의 관점으로 계획을 세우려 했던 것이다. 서비스 개입 계획을 세울 때에는 서비스 제공자 관점은 배제한 채 당사자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서비스 개입 계획에 따라 서비스 개입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 개입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은 중요한 단계이다. 만약 잘못된 개입 계획으로 정서적 지원이 아닌 가정환경개선에만 신경 썼더라면 어르신의 정서적 어려움은 더해만 갔을 것이다.


이것은 사회복지현장에서 사회초년생으로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인 것 같다. 당사자들의 입장과 관점에서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데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서비스 개입 계획을 수립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핵심인데 그걸 놓치는 실수를 범할 때가 많다. 처음의 나도 그랬고, 지금 많은 현장의 후배들도 실수를 하며, 배우고 있다. 저 경험이 없었다면 자신의 관점을 배제하지 못한 채 똑같은 실수를 더 많이 반복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당사자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과 마찬 가지로 직장동료이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의 관점이 아닌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바라본다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같은 상황에서 같은 방향을 보고 있더라도 어느 곳에 관점을 두냐에 따라 그 상황은 천지차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설사 상대방의 관점을 둔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마음을 모두 이해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의 관점과 입장에서 상황을 다시 한번 바라본다면 상대방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가 있는데 남의 마음을 다 어찌 알겠는가. 그래서 필요한 것이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것,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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