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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음 Jul 28. 2021

줄줄이 고양이

귀여운 새끼 고양이들_이름 짓기

치타가 출산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무더위 속에 숨을 헐떡이면서도 새끼들을 잘 보호하고 키우고 있는 모습에 대견함을 느낀다.


상가 앞 택배 거치대로 사용하는 책장 안으로 숨어 들어간 치타는, 새끼들이 절대 밖으로 못 나오게 관리하고 있다.


이제는 제법 기어오르기를 할 줄 아는 새끼 고양이들이 틈새를 막아놓은 종이 박스를 타고 올라와 고개를 빼꼼 내밀면, 치타가 으르렁거린다.


통역하면 "빨리 안 들어가! 엄마가 나오지 말고 했지?!" 정도가 아닐까?


신기한 것은 치타의 주출입구인 반대편 틈새로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늦은 저녁, 비가 내리기에 새끼 고양이들에게 시원한 바람을 쐬어 주고자 틈새 안에서 몇 마리를 꺼내 주었다.


그런데 호기심에 불이 붙어, 너도 나도 나오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젖소가 어느새 나타나서 혹시라도 질투심에 공격할까 봐 얼른 다시 새끼들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데, 계속해서 나오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치타한테 '괜히 일을 벌여서 미안해~.'하면서 쩔쩔매고 있는데, 치타가 카리스마 있게 책장 위에 올라가더니 점프해서 책장 속으로 뛰어들어 새끼들을 평정한다.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나오는 걸 보니 야단치고 나오는 건가 보다.

그리고선 나에게 애교를 부린다.


새끼들도 조용하다.


 "오~!! 치타!! 멋진데?!"


6마리 중에 4마리는 주로 붙어 다니는데 2마리는 자유 영혼이다.
아마도 2마리는 장남과 차남인 것 같다.


한 마리 한 마리 특징을 살피고 이름을 지어봐야겠다.

세 마리는 지었다.


6마리 중 4마리가 더위를 피해 통로에 누워있다

젤 위에 있는 아이가 "꽃비"

막내딸 같은 이미지에 예쁘게 생겼다.


그리고 위에서 3번째가 "레오"

수컷인지 아기 때부터 주변 경계가 심해 하악거리던 놈이다.
(나중에 보니 암컷이었다.) 성격이 어미를 많이 닮았다.

사진을 찍는 순간도 혼자만 알아차리고 쳐다본다.

모험심도 많고 빠릿빠릿하다.


그리고 사진에 없는 회색 줄무늬는 '백호'라고 지었다.

이름을 한글 또는 영어로 통일해야 되나 싶은데 일단 지어본다.



귀여운 고양이들...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다.



며칠 후.
6마리 고양이가 비슷하게 생겨서 특징이 두드러진 3마리 (백호, 레오, 꽃비) 이외에는 좀 헷갈렸다.
성별도 파악이 안 되고, 이놈이 저놈 같고 저놈이 이놈 같다.
이름 짓기도 쉽지 않다.

새끼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서 주변 지인들에게 사진을 보여 주며 자랑했다.

대부분 반응이 '그렇게 고양이가 좋으면 예쁜 품종으로 사서 하나 기르지 그래? 길고양이 말고......'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길고양이 치타에게 정이 들어버렸고, 치타의 새끼(어쩌면 젖소의 새끼이기도)라서 예쁜 거다.

'생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을 이럴 때 써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주변사람이 '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임을 안다.

하나님도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 하나님과의 사연이 있는 자를  기억하시고, 사랑하실 수밖에 없음을 생각해 본다.

그러니 오늘도 하나님을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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