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U정 May 11. 2024

동거할 만큼의 사랑?

사랑은 늘 어렵다

 사랑, 사랑, 사랑. 

 그놈에 사랑은 대체 뭘까.


 노래건 드라마건 영화건 러브 스토리라는 것은 도대체가 낄끼빠빠를 모르는 것 같다. 온갖 곳에 껴서는 빠질 줄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사람들이 계속 찾기 때문이겠지. 사랑이 뭐길래 우리는 질리지도 않고 러브 스토리를 찾는 걸까.




"어떻게, 뭐, 연애하세요?"

"그러는 그쪽은요."



 나는 묻고 싶다. 너는 연애를 얼마나 잘하고 있어서 내게 이런 이야기를 묻는 건지, 나의 연애는 고귀하다는 사랑이란 것인지 잠깐의 이야깃거리인지. 사람들은 왜 다른 사람이 연애를 하는지,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 어쩌면 그 사이 어딘가가 있는 건지 궁금해하는 걸까. 삶에서 사랑이 그렇게 중요한가?



 라고 물으면 사실 중요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활력을 사랑에서 찾는 것 같다. 일종의 구원 같은 거랄까. 삶의 이유를 타인에게 맡겨놓은 듯하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저 사는 이유가 나 그 자체이길 바랐다. 그게 멋진 건 줄 알았다. 그래서 나의 온전한 사랑은 딱 가족까지. 피가 일정 % 섞인 정도가 다였다. 



 내게 애인이라는 존재는 혼자 있기 싫을 때 언제든 함께 할 수 있는, 내 머릿속의 잡다한 것들을 털어놓아도 되는 사람이었다. J를 만나기 전까지는. J는 고집스런 내 생각을 바꾸게 하는, 쉽지 않은 능력을 가졌다. 세상에 내가 가족 말고도 이런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생길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으니까. 



 J는 술 먹다 만난 나의 동거인이다. 잘생긴 얼굴에 노래를 잘하고 성대모사의 달인이며 심지어 웃기다. 이 남자를 구경(?)하는 데는 시간이 너무 모자라다. 아빠 없는(살아는 있지만), 돈까지 없는 내가 이 남자를 보지 못하면 하루종일 그의 생각뿐이었고, 그것은 내게 사치였다. 그래서 같이 살기로 했다. 매일 볼 수 있다면 그가 없는 낮 시간도 멀쩡히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낮만 잘 보내면 밤엔 티켓팅 따위 없이, VIP석에서 매일 그의 공연을 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냅다 그런 결정을 할 순 없었다. 우리에겐 현실이라는 게 있었다. 나는 내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 데다 혼자 산 지 무려 5년 차였고, 누구와 함께 살 생각도 없었기에 충동적인 결정이 아닐까 며칠 동안 스스로 물었다. 후회하지 않을까? 우리가 계속 서로 사랑할까? 동거가 결혼까지 가지 않으면 어쩌지? 뇌의 70%가 걱정인 나는 그런 생각들에 괴롭기 시작했고, 그만 생각하고 싶어서 결론을 내렸다.  

이전 01화 스물다섯 동거인이 생겼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