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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생각보다 잘 해내고 있어”

아이에게 용기를 주는 말

by ADHDLAB

바다는 공부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양이 너무 많아. 수학 문제집은 안 풀래” 라든지, “오늘 너무 졸려 리딩은 5분만 하면 안 될까?”라면서

양을 조절하려고 했어요.

매일 벌어지는 일이죠.


조르고 떼쓰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어느 날은 아이가 원하는 대로 양을 조절해주기도 했고

어느 날은 한 문제라도 일단 풀어보자고 다독였어요.

그런데 언제까지 이렇게 해줘야 할까 부담이 되고

자꾸 받아주니 아이의 투정이 계속되나 싶어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그래서 판을 다시 짜야겠다 싶었어요.

악순환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먼저 아이의 속마음을 헤아려봤어요.

왜 자꾸 시작하기도 전에 양을 줄이려고 할까?

하기 싫어서, 하기 귀찮아서?

저녁시간은 약효(콘서타)가 떨어진 시간대라 주의력이 낮거든요. 공부를 하려면 주의력을 짜내야 하는데 오전이나 낮시간에 비하면 그게 더 힘들긴 할 거예요.


그리고 이유가 한개 더 있더라고요.

다 못할 것 같다는 생각.

미루고 미루다 8시가 넘어 공부를 시작했고, 스스로 ‘늦었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기에

해야 할 공부 양이 산더미처럼 느껴질 테고, 이미 늦었다고 생각해서 다 못할 것 같다는 불안한 마음이 더 자극되는 게 아닐까 싶어 졌죠.


그래서 아이에게 이렇게 말을 해줄 수 있었습니다.


“바다야. 이거 하나는 고쳐야 할 것 같아. 너는 너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거 알아? 네가 이거 다 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하다가 힘들면 멈추어도 돼. 엄만 그거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하잖아. 대신해보기도 전부터 나는 여기까지밖에 못해라고 생각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잘 해내고 있고 공부도 잘 해내고 있어 “


이 말을 들은 아이는 그날의 계획된 공부를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양을 조절하는 시도가 눈에 띄게 줄었어요.


이 말은 제 진심이었습니다.

스스로를 내가 만든 box에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물론이고 우리 아이들도요.

우리는 생각보다 잘 해내고 있고, 잘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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