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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탈리아의 숨은 진주

캠핑카 세계여행 에세이 106- 터키 안탈리아

by 류광민

아내와의 이상한 내기!

안탈리아 집 거실 창문 커튼을 열면 높은 바위산이 우뚝 솟아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산 위로 케이블카가 다닌다. 비가 오지 않은 맑은 날 우리는 그 케이블카로 향해 본다. 케이블카 탑승장은 Sarisu라는 해변 피크닉 장이 있는 곳에 있다.

집을 나와 산책 겸 걸어가 본다. 다행히 30여분이면 도착한다. 가는 도중에 아내와 내기를 한다. 저 케이블카가 얼마면 타겠느냐는 것. 아내는 편도 25리라 이하면 타겠단다. 야호. 내가 검색한 바로는 왕복 30리라. 나의 승리.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가 본다.

아내와 이상한 내기를 하고 이기는 것에 이렇게 기뻐하고 있다니 참말로 내가 이상한


이쁜 공기놀이 돌!

Sarisu는 버스 종점이기도 하지만 안탈리아 도시가 끝나는 경계선 정도에 있다. 넓은 소나무 숲이 있고 그 숲 속에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시설과 화장실들이 갖추어져 있다. 주차비만 내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산책하는 길도 잘 갖추어져 있다. 젊은 친구들이 모여서 닭고기를 구울 준비를 하고 있다. 테이블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부부도 보인다. 다른 시즌에는 사람들로 붐빌 것 같은 장소다.

소나무 숲을 지나면 바로 넓은 백사장을 가진 안탈리아 바다가 나온다. 백사장까지 차를 몰고 들어올 수 있는 곳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바다낚시를 하는 사람도 보이고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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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안전요원이 앉아 있어야 할 높은 의자에서 기타를 치는 낭만가도 있다. 아내가 은근슬쩍 옆에 가서 노래를 녹음도 해본다.

아내는 지금 백사장에 깔려 있는 동글동글한 자갈을 고르고 있다. 옥색, 흰색, 검은색, 자색 등 다양한 색깔의 이쁘고 작은 자갈을 모으고 있다. 집에 가져가서 공기놀이를 할 모양이다. 결국에는 한국까지 가지고 왔다. 지금 해남에 새롭게 지은 작은 집 창가에 이 돌들이 이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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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야속한 시간!

케이블카를 타러 가보자. 날씨가 매우 좋아졌다. 30리라를 주고 고고.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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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 케이블카 탑승장에는 전망대와 식당이 있다. 주변이 사방으로 잘 보인다. 안탈리아 우리 집도 보이고 안탈리아 도시를 감싸고 있는 해안선이 모두 보인다. 바닷물 색이 너무 아름답게 사진에 담긴다. 그리고 전망대 뒤로 빼족하게 솟아 있는 바위산들이 신선들이 살고 있을 것 같은 하나의 동양화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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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낭만을 즐겨보자. 전망대 카페에 들어가 차 한잔과 피자를 주문했다. 피자는 그런 맛이지만 차 한잔의 여유가 더 좋다. 값은 저렴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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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하게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데 방송에서 무어라 한다. 우리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기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잠시 후, 직원 한 명이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날씨 때문에 10분 있으면 케이블카가 정지한다고 알려준다. 아쉽지만 내려가야 한단다. 마지막 케이블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내려온 다음에 정말로 바람이 세게 분다. 조금 아쉬운 순간이었다.

너무나 예쁜 해변의 작은 돌들, 소나무 숲, 옥색의 바다와 희게 부서지는 파도, 해변의 낭만스러운 노랫소리 사방의 아름다운 산과 바다, 한가로운 차 한잔의 여유가 있는 전망대가 아직도 우리 기억 속에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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