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73 - 이탈리아 알베로벨로
알베로벨로는 마테라에서 동쪽으로 70여 킬로미터를 가야 하는 곳. 바리에서는 남쪽으로 6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마테라에서 가는 길이 썩 좋지 않기 때문에 조금 시간이 걸린다.
알베로벨로는 스머프 마을로도 불리는 곳으로 뾰족한 원통형 모양의 독특한 지붕을 가진 집(트룰로 - Trullo)으로 유명한 곳이다. 트룰로가 집단적으로 있는 곳에 가면 신비로운 기분이 든다. 마치 동화 세계에 온 것 같은 분위기.
참고 : story212.com. 토대로 요약
1400년 말경에 중세 나폴리 왕국은 남부 점령을 위해 이곳에 임시 군사지역을 만들었는데, 군사들은 주변의 돌을 모아 자갈돌을 섞은 진흙으로 이루어진 고깔 모양의 지붕에 다시 넓적한 돌을 쌓아 올렸다. 쉽게 만들 수 있지만 돌로 만들어져 쉽게 무너지지 않는 특징이 있는 이 집들이 시간이 흘러 농민들의 주거지가 되었다.
지금 보이는 흰색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회분을 덧칠해서 생긴 것이다. 지붕 위에 있는 표시는 문맹이었던 주민들이 자신이 거주하던 집을 표시하기 위해 새긴 것이란다. 일종의 집주소와 문패인 셈이다.
트롤로에는 아직도 많은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많은 곳은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기념품 가게나 카페, 미술관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집 앞에는 들어오지 말라는 줄이 걸려 있다. 그래 조용조용 다녀야지. 생각보다는 넓은 곳은 아니기 때문에 한 바퀴 도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래도 하얀색 벽들과 스머프 마을 지붕 그리고 골목길이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그래 이런 곳에서 커피 한잔 하고 가야지. 용기를 내어 아내에게 말한다. 그런데 커피 한잔에 왜 용기를 내야 하지!
“자기야, 커피 한잔 할까?”
웬일인지 아내가 기분 좋게 그러자고 한다.
사실 아내는 가끔 내가 카페에서 차 한잔으로 분위기를 내자고 하면 흔쾌히 그러자고 한 적이 별로 없다. 러시아에서부터 시작된 이상한 물가 계산이 아내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서 수박 한 통이 800원이었다. 보통 2-3천 원 하는 커피를 러시아 수박 값과 비교하면 쉽게 마실 수 없다. 그 심정도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분위기를 가끔 내고 싶어 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아내가 미울 때도 있다.
그러나 오늘은 아내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나 보다. 트롤루에 있는 분위기 좋은 커피 전문점에 들어가 본다.
다행히도 커피값이 착하다. 이탈리아 아이스크림도 함께 주문한다. 아내의 돈 주머니가 열렸다. 친절한 주인이 따뜻한 커피와 차가운 젤라또를 정성스럽게 내어 온다. 쫀득 쫀뜩한 젤라또, 향이 너무 좋은 커피. 너무 궁합이 좋다. 착한 가격에 더 좋다.
가끔 들어오시는 노인분들이 가벼운 빵과 함께 커피를 즐기신다. 분위기도 좋다. 트롤루 안에서 문 밖의 풍경을 보면서 한참 동안 아내와 수다를 떨었다. 오늘은 너무 행복한 일이 많은 날이다. 새벽에 마테라의 새벽안개 풍경, 아침에 마음 편안한 알벨로벨로 골목. 커피와 젤라또의 환상적인 궁합.
너무나 행복한 마음으로 우리는 알베로벨로를 떠났다. 오늘 휴식을 취할 곳은 해안 도시 폴리야노아마레.
알베로벨로 시외를 벗어나면 농가로 사용하고 있는 트롤루도 보이고 새롭게 짓는 커다란 트롤루도 보인다. 지금 있는 트룰루 집단지구도 신기하지만 21세기에 이런 집을 새로이 짓고 있는 것도 내 눈에는 신기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