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오후 두 시 반.
남편이 물었다.
“너는 벌써 지쳐있다. 어째 그러신가?”
“머리가 복잡해서.”
“뭐가 그렇게 복잡하신가?”
“브런치스토리 시작한 지 곧 이 년이 되어가는데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은 왜 이렇게 적을까? 지금까지 총조회수가 겨우 사천을 넘어. 내 글이 그렇게 재미가 없나? 뭐, 이런 생각 중이라.”
“…….”
해줄 말이 없는지 남편이 조용하다.
4000 나누기 670일 하면 반올림해서 6이 나온다. 하루 평균 여섯 번. 나도 침묵할 수밖에 없다.
잠시 후 그에게 물었다.
“브런치에 웹소설 연재해도 될까?”
“글쓰기 플랫폼에 뭘 쓰든 어때?”
“어그로 끈다고 한 소리 듣지 않을까?”
“자기 말로는 브런치가 악플 청정지대라며?”
“그렇긴 하지.”
곰곰이 생각하다 남편이 묻는다.
“시리즈나 문피아 무료 연재는 어때?”
“나도 검색해 봤지. 근데 거긴 하루에 1화 이상은 올려야 된다네. 내 실력에 하루 오천 자를 쓰는 것이 가당키나 해?”
끄덕끄덕, 격하게 동의하는 남편.
“부지런하고 체력 좋은 작가가 정말 많은가 봐. 나는 삼일에 걸쳐서 오천 자 쓰고도 손목이 뽀샤질 것 같던데. 그래도 완전히 포기하는 것보단 브런치에 매주 한 편이라도 연재하는 게 어떨까 싶어.”
“그거야 당신 마음이지. 일단 써봐.”
그동안 혼자서 벽만 보고 쓰다가 중단한 소설이 세 편이나 된다.
하나는 창작 지원금을 받기 위해 공모했다가 미끄러져 뒷부분을 포기했고, 또 다른 하나는 웹소설 시장에 뛰어들어봐야지 하며 끄적이다가 너무 많은 양을 써야 해서 포기했다. 세 번째는 청소년 문학을 해볼까 싶어 집필 중이었는데 필력이 부족해서 쓰다 말았다.
이러다 쭈욱 앞부분만 쓰다마는, 의지박약으로 작가의 생을 마감할지도…
글을 계속 쓸 수나 있을까, 회의가 드는 시점.
장고 끝에 악수 둔다고 장편소설 연재하다 폭망 하면 어쩌나 걱정되지만 이젠 어차피 도망갈 곳도 없다.
그리하여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마구마구 써야겠다는 결의로 지금의 서문을 쓰고 있다.
*** 여러분의 “구독과 라이킷”은 해안가로 떠밀려온 고래가 바다로 돌아갈 길을 열어 줄 것입니다. 혹시 운이 좋다면 그 고래의 춤을 보게 될지도 모르죠.
<주요 공지 사항>
1. 이 소설의 등장인물과 에피소드는 온전히 픽션임을 밝혀둡니다. 순수, 상상에 기초한 글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픽션, 픽션입니다!
2. 마음 내키는 대로 쓰는 게 소설의 묘미이니 현실과 동떨어진다고 격분하진 마시길 권고드립니다.
3. 말도 안 되는 설정이나 저렴한 표현은 극적 효과를 통해 독자에게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선사하기 위한 장치이니 작가의 애교쯤으로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 ‘불량한 김변’ 1권은 우선 30화까지 쓰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불량한 김변’을 매주 수요일 연재할 예정입니다. 수요 드라마 본다는 느낌으로 즐감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