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보다 윤리를
“Don’t Buy This Jacket.” 여기 이 재킷을 사지 말라는 말. 그 한 문장에 담긴 뜻은 명료하다. 지구를 위해, 소비를 멈춰달라. 햇살이 좋은 날이면 직원들과 함께 바다로 서핑을 떠나는 회사. 제품에 결함이 있으면 주저 없이 리콜하고, 그조차도 환경을 위한 행동이라 말하는 회사. 그리고 결국, 지구를 '유일한 주주'로 선언한 회사. 그 이름은, 파타고니아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람들은 그들의 철학에 더 깊이 끌린다. 불편한 진실을 말하는 브랜드, 이윤보다 윤리를 앞세운 회사에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연다. 그리고 그렇게, 그들의 옷을 사기 시작한다. 물건이 아니라 태도에 열광하는 시대. 그 진심은 조용히, 그러나 깊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 ESG :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말하는 오늘의 언어, ESG. 그리고 파타고니아는 그 가치를 말이 아닌 삶으로 증명해 낸 몇 안 되는 기업이다.
창립자 이본 쉬나드는 원래 등반가였다. 절벽 위에서 자연과 마주하며, 누구보다 깊이 자연을 사랑한 사람이었다. 그는 바위에 상처를 내지 않는 장비를 손수 만들었다. ‘자연을 해치지 않는 기술’ 그것이 진짜 혁신임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장비에서 의류로, 의류에서 삶의 태도로. 그의 생각은 점점 더 본질을 향해 나아갔다. 그래서 파타고니아가 세상에 건네는 진짜 상품은 ‘옷’이 아니라 ‘태도’다. 기업이 지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한 편의 응답.
그리고 그의 이야기엔, 한국과의 따뜻한 인연이 하나 담겨 있다. 1960년대, 주한미군으로 머물던 시절. 그는 북한산 인수봉의 바위를 맨손으로 올랐고, 그곳에 자신만의 길, ‘쉬나드 루트’라는 이름을 남겼다. 그 길은 지금도 여전히 바람을 타고 살아 있다.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손끝의 흔적처럼. 언젠가 바람이 선선히 불어오는 날이 오면, 나도 조용히 그 길을 따라 올라가 보고 싶다. 그가 남긴 숨결을 느끼며, 그가 바라본 세상을 잠시나마 함께 바라보고 싶다.
오늘 아침, 도서관으로 가는 길. 분홍빛 무궁화꽃에 매달려 분주히 움직이는 어리호박벌을 보았다. 그 작은 몸짓이, 한 송이 꽃의 수분을 책임지고 있었다. 아주 짧은 장면이었지만,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식물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사람은 먹을 것을 잃는다. 그 작은 곤충 하나가, 우리가 사는 이 세계의 균형을 조용히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말한다.
"세상을 떠받치는 건, 늘 가장 작은 존재들입니다. 우리는 그 작음을 지켜내려 합니다. 그게 바로 닥터파브르의 사명입니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한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본다.
“우리도, 지구를 위한 태도를 품은 기업이 될 수 있을까. 어쩌면, 제2의 파타고니아가 될 수 있을까.”
그 물음은 아직 작고 연약하지만, 상상이라는 이름의 길목 어귀에서 지금은 들리지 않아도, 그 물음은 언젠가 세상의 흐름을 바꿀 대답이 되어 피어날 것이다.